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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와 나

디돌
2016년 02월 20일 15시 38분 33초 897 3

영화 <동주>를 봤다
동주는 29세에 생을 달리했다.
나는 생을 달리한 동주의 나이가 되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동주의 바람이 이뤄졌음에 기쁘다.
나는 부끄러운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
시대의 상처를 어루 만지던 여린 청년의 마음만큼 내 마음은 넓고 깊은가.
붕괴된 세상에서 단지 시인이고 싶었던 한 남자의 간절함을 나는 아직 감당치 못하겠다.
문학이라는 판에 낄 깜냥은 되지 못해도 글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생각해왔다.
나 같은 비겁자도 세상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까.
부끄러움을 아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작중 정지용 선생의 말을 나는 아직 동의하지 못하겠다. 부끄러움을 안다고 하더라도 부끄럽지 않게 되려면 부끄럽지 않도록 행동해야하는 것 아닌가.
정지용 선생은 동주와 몽규의 죽음을 통해 무엇을 느꼈을까.
나는 시대의 아픔을, 그리고 나의 부끄러움을 되돌아봤다. 이 시대의 아픔은 무슨 수로 어루 만져야 하나. 그리고 나는 어떻게 더이상 부끄럽지 않을 수 있을까.
옥중에서 별을 헤아리던 동주의 마음을 언제쯤이면 이해할 수 있을까.
나 같은 비겁자도 괜찮다고, 잘 살고 있다고 말해줄 친구가 있었다면... 그랬다면 내 마음이 괜찮을까.
하늘과 별과 바람과 시를 사랑한 죄로 감옥에 가야한다면, 동주와 달리 나는 무죄일 것이다. 나는 내 마음의 다음 재판에서 유죄를 받기로 다짐했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k9342104
2016.02.22 08:14
이세상에..
부끄러움을아는비겁자만이라도많으면좋겠네요..
부끄러움을모르는..성공에환장한쌩양아치들이너무득시글거려서..
부끄러워하지마세요..이미님은괜찮은사람입니다..
즐겁게..정진하는삶되시길..
디돌
글쓴이
2016.02.23 05:55
k9342104
감사합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Profile
서명국
2016.02.24 11:32
영화 동주 배경 자체가 지금의 사는 세상과는 정말 다르잖아요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일제의 지배를 받는 시대에서는 일제에 순응하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것의 한 부분 인 것 같아요..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 저기에 대해서 너무 깊게 이입하셔서 생각 안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괜히 걱정만 만들어 내니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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