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기 할라믄 일찍 자야지라

montazu
2003년 05월 05일 21시 40분 06초 2607 7
드디어 황산벌은 거시기 했구만이라.

죄송합니다. 작년부터 한 약속인데... 지키지 못했군요.

5월 1일 날...  크랭크 인이 아니라 2회차를 찍어버렸습니다.

ㅋㅋㅋ

잘 지내셨나요?

저흰 일주일 동안 양수리에서 지냈습니다.

이틀 먼저 내려가서 세트 준비하고, 29일 저녁에 간단하게 고사를 지냈습니다.

약식 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배우 분들과 관계자 분들이 오셨습니다.

<수입이 어때?>
<응.. 좋았어! ^^>

저희가 머문 세트장은 양수리 종합 촬영소 2세트장이었고, 동남장에서 머물렀습니다.

식당은... 유리네랑 진짓상이었습니다.

낼부터 또 거기서 밥먹게 되었구요.

1회차

3분이 넘는 긴 씬입니다.

4차례에 걸친 카메라 리허설을 이미 서울에서 했고, 현장에서도 두차례 리허설 후에 슛이 들어갔습니다.

덕분에 감독님도 배우 분들도 리허설때보다 더 좋은 기량을 보여 주셨습니다.

세트인데다 씬도 한 씬이라 여유있게 찍을 꺼라 생각했지만, 일단 슛이 들어가고 부턴 성질 급한 감독님...

저녁 먹기 전에 끝내 주셨습니다. ^^

매일매일 현장편집을 확인하며 빠진 컷들을 챙기고, 회의를 하곤 했답니다.


2회차

오지명 선생님이 오셨습니다.

물론 서울 가서 모셔 왔지요.

아무래도 선생님의 등장이후, 스탭들의 손길은 바빠지고, 감독님도 배우분들도 긴장을 하셨더랍니다.

아셨는지... 선생님은 이따금 촬영도중에 장난을 치시며 웃음을 만드셨습니다.

o.s 컷에서 보면 아가씨로 착각할 정도로 찰랑한 긴 머리를 하시고, 길다랗게 늘어진 귀걸이까지...

의자왕에 오지명 선생님의 모습을 기대해 주십시오.

3회차

드디어 의자왕과 계백의 만남입니다.

오지명 선생님과 박중훈 선배님이 현장에 도착하시고...

전날 보다 여유로워 지신 오선생님은 이따금씩 스탭들을 뚫어져라 보시곤 하셨지요.

이 날은 오선생님의 촬영 분이 많아 새벽까지 고생을 하셨습니다.

쏟아지는 졸음과 피곤은 선생님이 입은 의상만 봐도 안타까웠습니다.

뜨거운 조명아래 스탭들의 옷은 한겹한겹 얇아지지만 벗어도 벗어도 벗을 수 없는 오선생님은

더위 역시 불사하셔야 했답니다.

드디어 새벽 3시가 되고, 오선생님 분량이 끝이 났지만, 스탭들과 기다리던 다른 배우 분들은 남은 촬영을

더 해야 했습니다. 선생님은 세트장을 나가시기 전에 돌아보시며 <먼저가서 미안합니다. 스탭 여러분 수고하세요>

라는 인사를 잊지 않으셨습니다.


4회차

오후 3시 현장에 도착하기로 한 박중훈 선배님은 한시간이 지나고, 두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으십니다.

어드덧 시간은 흐르고 곧있으면 저녁밥 먹을 때가 다되 갑니다.

오늘은 컷 수도 열 컷이 안됩니다.

한숨만 푹푹 쉬고 있는데,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박선배님이 들어오십니다.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 솔직히 1시 30분에 서울서 출발 했습니다. 청담동에서만 2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정말 미안합니다.>라며 손수 미안함에 어쩔 줄 몰라 하셨습니다.

어제 선배님 부분을 촬영 하면서 선배님과 감독님 사이에 시나리오 방향성이 다르다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박선배님 역시 프로인지라 당신의 생각에 확신을 하셨지요.

물론 4회차 촬영은 별 무리없이 찍었고.

선배님은 손수 연결을 신경쓰고, 칼을 잡는 손 동작 하나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이셨습니다.

어제 촬영 분을 걱정하신 감독님이 보충촬영을 요구하셨고, 선배님은 감독님의 마음을 따라 기꺼이 응하셨습니다.

Day 촬영이 끝나고, 보충 촬영을 위해 Night로 조명을 바꾸는 동안에도 선배님은 현장을 떠나지 않고

스탭들과 함께 샌드위치로 부식꺼리로 끼니를 때우며 오가는 스탭들을 한 사람 한사람 불러 보십니다.

그사이 스탭들 이름을 다 외우셨더라구요.

오~ 놀랍더이다. 난 아직도 "저기요~ 여기요~" 이러는데 말이지요.

자정이 다되어 양수리에서의 첫촬영이 끝났습니다.


아트 서비스의 오상만 대표님이 구리에서 회식 준비를 하셨습니다.

일주일을 그 곳에 머물면서 이름조차 모르던 스틸 기사님, 메이킹 기사님들과 즐겁게 소주잔을 기울이다 보니

어느덧 새벽이 깊어갑니다.

자리를 정리하고 서울로 출발 할 쯤, 감독님과 박중훈 선배님의 얼굴은 한결 편안해 보이셨습니다.


그리고 어제,

감독님은 드디어 맘이 편안해 지셨다고 하십니다.

어제 술 자리에서, 미리 찍어야 하는 계백의 라스트를 박중훈 선배님과 상의 하다 드디어 방향성이 일치가 되었다고..

방향성이 잡히는 순간, 박선배님 역시 촬영분에 대한 이해와 앞으로 남은 부분에 대한 아이디어가 좋더랍니다.


아직은 서먹서먹하게 4회차를 찍었지만, 별 무리도 없었고, 조용조용 묵묵하게 자신의 포지션들을 지켰습니다.

내일 다시 양수리로 들어가면, 운당과 취화선 세트에서 5,6회차를 찍습니다.

그럼... 저도 이만 거시기 해야 겄습니다.

잘 지내세요.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najaa
2003.05.06 14:51
빠른 촬영 진행 부럽네염...
그리고 4회차에 배우와 감독님의 의견 일치라니 어찌나 부러운지...
정말 잘 되길 기원합니다.
gnakim
2003.05.06 14:56
뭐니뭐니해도 건강이 최고! 넘 무리하지 마시구, 제가 먹을 꺼 싸들구 놀러갈게요 ^^
so-simin
2003.05.07 02:54
저도 2세트에서 촬영하고 ,동남장에서 묵고,유리네에서 밥 먹고 했었는데..ㅋㅋ
양수리에서 언제까지 있나요

촬영 잘 하세요 화이링~~
jkfilm
2003.05.07 12:56
좋은 성과 기합니다.
화이팅!!!
jjsjj
2003.05.07 20:54
어이 몽따쥬~ 진행 원활하다는 얘기 읽으니 나까지 맘이 시원하구만...
힘내고 술 넘 마니 마시지 말고... 홧팅~~~!!!
amoretti
2003.05.15 06:24
결국은 또 그냥 가 버렸겠군 -.,-
상경하면 꼭 연락하도록..난 연습 10시에 끝나니 대학로에서 보자구..근데 언제 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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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gudwp
2003.05.20 23:29
저도 즐거웠습니다.
일을 하면서 이렇게 편하게 술을 먹어본지도 참 오랜만이라는 것에 조금 설레이기까지 하더군요.
그래서 전 그날 취할 수 있었습니다. ^^
앞으로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메이킹 화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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