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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을 꿈꾸는 고3입니다

놀란놀란
2022년 10월 18일 23시 48분 41초 7734 7

안녕하세요? 수능을 한 달 남겨둔 K-고삼입니다 ㅎㅎ

혼자 고민하면서 끙끙 앓다가 여러분들이면 조언을 좀 주실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찾아왔습니다..

 

먼저 제 얘기를 조금 해드리려고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전 부모님의 영향으로 영화를 자주 접해 자연스럽게 영화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렸을 때에는 영화감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고, 그저 순진하게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를 지내며 저는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잘은 기억이 안 나지만 그 때는 꿈이 과학자, 변호사, 등등이었던 것 같네요. 주변에서 잘한다 잘한다 해주는게 마냥 좋았는지, 당시에는 그저 좋은 성적만을 목표로 삼았고, 자연스럽게 성적도 잘 나왔습니다. 어린 저는 반 1등을 놓친 적이 없었고, 학교에서 손꼽히는 모범생이었습니다.

 

문제는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일어났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당연히 상위권 친구들이 많은 환경에서, 제 성적은 중학교 때보다 내려가 중상위권에 어중간하게 놓이게 되었습니다. 달라진 상황에 저는 학업적인 스트레스를 꽤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촬영감독으로 활동중이신 삼촌과 미래에 대해 깊이 있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공부를 왜 하지'라는, 어쩌면 학생에게는 사족같은, 의문이 들었습니다. 현타가 온 것이죠. '사'로 끝나는 직업을 목표로, 대기업 입사를 목표로, 공무원을 목표로 열심히 달리고 있는 주변 환경에 동화된 것인지, 그저 앞만 보고 달렸던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그 후에는 제가 굶더라도 업으로 삼을 정도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했고, 결론적으로 영화감독이라는 확실한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상상력을 이용해서 무언가 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기에, 짤막한 이야기들을 짓고 간략한 설정들을 떠올려보며 저는 영화감독의 꿈을 굳혔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저는 (지금도 일부 그렇지만) '좋은' 대학에 가야한다는, 자의적/타의적인 강박에 쌓여있었나봅니다. 애초에 영화로 진로를 잡았었다면, 이 고등학교에 오는 것부터가 잘못된 길이었는데 말이죠.. 자연스럽게 제 고등학교 3년의 생기부는 관심도 없는 분야들로 꽉꽉 채워졌습니다. 부모님도 우리나라에서는 대학 간판이 제일 중요하고, 제가 영화감독이 된다 하더라도 그게 제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식으로 말씀하셨습니다. 

 

현재, 저는 수시로 성균관대~연세대 정도의 성적이 됩니다(제게 수능은 최저 맞추는 수단이어서 이런 널널한? 고민도 할 수 있었네요..) 다만, 그 중 어느 학교에 붙더라도 전혀 행복할 것 같지가 않습니다. 영화학교에 입학해서 영화 공부도 하고, 단편영화도 찍고싶고, 제가 끄적인 시나리오들에 생명을 불어넣고 싶은데, 그럴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너무 암담합니다. 영화학교에 가고싶지만, 포트폴리오나 생기부나 너무 준비가 안 되어있고, 어떻게 해야 영화 공부를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모님이 유학이 필요하면 보내주시겠다고 하셨는데, 유학이 또다른 답이 될 수 있을까요? 이렇게 가다가는 평생 입으로만 영화감독을 꿈꾸게 될까봐 두렵습니다.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까요??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편안한 밤 되세요 :)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신죠
2022.10.19 03:49
놀란놀란
글쓴이
2022.10.21 22:19
nicole131
2022.10.19 19:41
놀란놀란
글쓴이
2022.10.21 22:21
dvcat
2022.10.20 15:41
포트폴리오나 생기부가 준비가 안되어 있다고요? 그게 어때서요?
알만한 유명대학을 나와서 유명한 대기업에 다니다가 그만두고 영화과로 재입학 하는 사람도 종종 있습니다. 아직 고등학교 졸업도 안했으면 그런 분들에 비하면 거의 십년가까이 일찍 시작하는 것이니 그분들에 비하면 지금부터 영화과 입시 준비하는게 결코 늦게 시작하는게 아니에요.

당장 올해 수능부터 영화과로 지원해 보세요.
가서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준비하는게 좋은지, 이제부터 뭘 준비해야 하는지 물어보는것도 좋은 공부고, 미래를 위한 준비입니다. 그렇게 준비해서 내년이건 후년이건 영화과에 진학하면 이바닥에서는 빨리시작한 편에 속합니다.
놀란놀란
글쓴이
2022.10.21 22:23
sartea
2024.01.2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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