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카드 납치 사건

skim31
2003년 05월 17일 13시 13분 08초 2522 3 2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조감독님 돈 없어요?"
"어...한푼도 없다."
"우리가 돈이 어딨노?"
"충무로에서는 카드 없으면 스태프들 다 굶어 죽는다. 영화 몬찍는다"
암튼 통장이야기가 나오면서 사무실분위기는 정말 쌔드~ 해졌다.
괜히 이야기를 꺼냈나?
그러더니 갑자기 조감독님이 감독님과 맞짱뜨겠다면서 회의실로 들어가셨다.
오분후...
빛나는 금빛 카드를 들고 승리의 브이를 그리며 등장한 조감독님.
"애들아...감독님이 쏘신댄다...우리는 이것만 있으면 어디든 갈수 있어..움하하하"
그리고 우리는 신사동 발렌시아로 향했다.
참고로...
양주랑 맥주를 섞어서 폭탄주를 몇잔하더니 (참고로 술을 한잔도 못하는 나는 이 사건의 생생한 증인임을 공개하는바이다!)
암튼 그때부터 오라버니들의 생쑈를 보았다.
(사실 내가 없으면 이 사람들 엄한대로 빠진다고 감독님이 꼭 따라가라그래서 갔드만...으...술냄새 담배연기 죽을뻔했다)
병뚜껑을 눈깔에 끼고 티셔츠를 머리에 두르고 벽에 붙어 오만가지 잡춤을 다 추더니
급기야 전인권의 돌고 돌고 돌고 나올때는 진짜 무지하게 돌더라...
3년 사귄 여인이랑 헤어진 가여운 모씨는 '옛사랑'이라는 노래를(생전 처음들었는데 좋더라) 정말 구슬프게 불렀다.
암튼 대장정이 끝나고 사무실에 온 우리는
모두 두 손을 부여잡고 기도를 했다.
조감독님은 시를 하나 읊으셨고,
주일오빠랑 정환오빠는 하나님한테 진지하게 회개기도를 했고,
배우 명철오빠는 연기에 대한 열정을 다졌다.
그리고 나는 쑥스럽지만 이들을 축복하는 기도를 했다.
술취한 사람들하고 기도하는 건 정말 이상하다.
하지만, 묘한 기분이 드는건
이상하게 마음이 어려지고 따뜻해지는 것 같은 느낌..그런거...
잘은 모르겠지만
그동안 영화하면서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이사람들...
이번 영화가 잘 되서 모두가 환하게 웃으면 좋겠다.
아..
그리고 한가지 조감독님이 해주신 한마디...
스태프는 크래딧에 자기 이름 석자가 보일 듯 말듯 올라가는 그 순간의 기쁨을 위해서
모든 것을 참아낸다고...
나도 잘 견뎌내야 겠다.
사실 뭘 견뎌야 하는 건지 아직은 감이 안오지만...힘들때마다 그걸 생각해야 겠다.
음...졸린다...

p.s)감독님 감사합니다. 영수증 보시면 알겠지만...그렇게 많이 안마셨어요..--;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ocine
2003.05.17 22:40
선경이 열심히 뛰고있구나 오빤 요즘 단편 도와주고있다.
선경이가 뛰고 있으니 낭만자객팀은 복받을거다~~
skim31
글쓴이
2003.05.19 11:47
헉...승리오빠다...오빠도 반드시 멋진작품으로 대뷔하실꺼예요. 기대하고 있어요.^^*
mayan7
2003.05.21 18:38
You are a person who knows how to move people's hear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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