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편9] 하늘을 날고 싶은 꿈..^^

di7tto
2005년 10월 18일 09시 36분 16초 3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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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게으름 끝에 올리는 제작일지..
다들 저희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기다리고 계심을 알면서도..
양치기 소녀.. 게으름이 끝나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군요..
벌써 42회차.. 우리는 거제 섬 마을.. 어느 구석에서.. 전주로의 출발을 기다리는 마지막 촬영을 앞두고 있습니다..

며칠 전..
강풍 속에서 진행되었던 항공 촬영의 모습을 잠시 소개해드리고자 이렇게 접속한 스크립터 군..!!
자,, 그럼 그 날의 일을 이야기 해볼까요..!!

장소 이동을 해야하는 밤 촬영을 앞두고 이루어진 항공 촬영은..
우리 파랑주의보 팀을 잔뜩 긴장시키며 새벽부터 일과가 시작되었습니다..
졸린 눈을 마구 비비며 밥을 뜨는 둥 마는 둥 했던 스탭들.. 장비를 주섬주섬 챙겨들고 어느 한적한 들판으로 발걸음을 향했죠..
도착하자마자 우리들의 감긴 눈을 확 열리게 만드는 강추위!! 아.. 그 것은 가을 바람이 아니었습니다..
이제.. 겨울의 문턱에 들어서고 있구나.. 라는 매서운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매몰찬 바람이었습니다..
현장을 경험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추위라는 놈은.. 도무지 현장과 친해질 수 없는 불청객입니다..
하필이면.. 카메라가 하늘을 날아야하는 이 상황에서.. 인정도 없는 그 놈은.. 소리소문 없이 우리의 뼛 속 까지 마구 파고들고 있었습니다..

기다림이 막 지루해지려던 무렵..
저 멀리 빨간 몸에 강아지 머리를 한 경비행기가 들판을 가로질러 옵니다..
덜덜덜덜.. 소리를 내며.. 가로질러(?) 옵니다..
저 갸우뚱 거리는 날개는.. 참으로.. 가녀린 소녀 같습니다.. ㅡ.ㅡ^
대체.. 저 녀석이 무슨 힘이 있다고 하늘을 나는 거야..?? 라는 스크립터군의 생각과는 달리..
분명.. 하늘에서 착륙하고 있는 비행깁니다..

스탭들이 잔뜩 어깨를 움츠리고 있는 사이.. 씩씩한 걸음 걸이의 두 분.. 저기서부터 비행기까지 한 걸음에 달려옵니다..
울 대장 전윤수 감독님과 박희주 촬영 감독님..
마음만큼 풍채 좋으신 촬영감독님.. 비행기 안을 요리조리 둘러보십니다..
그 모습을 보던 울 대장, 촬영팀, 쪼꼬만 스크립터군, 피디님, 제작부 병민군..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스르르 스며듭니다..
딱!! 봐도.. 비행기가 촬영감독님 몸보다 작아보입니다..
저 가녀린 비행기.. 도저히 뜰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조종사님.. 비행기 뜬다고 합니다.. 잘 뜰 수 있다고 합니다..
다들 안심을 하고 꼬몰꼬몰 카메라 장비 세팅을 합니다..
여차저차 세팅이 끝나고.. 시범 비행을 하는 가녀린 비행기..
생각보다 저공비행을 마치고 다시 들판을 향해 돌아옵니다..
미리 세팅 되었던 6m에 녹화된 촬영분을 확인하시던 울 대장님..
"이렇게 낮게 밖에 촬영이 안되나요?"
울상이 되어 있던 조종사님..
"무게가 많이 나가서.. 이게 최대한 뜬 건데요.. 좀 더 가벼우신 분이 타시면.. 더 높이 뜰 수 있습니다.."
풍채 만큼이나 마음도 넉넉하신 촬영감독님..
급기야 촬영팀 모두에게 몸무게를 묻기 시작하십니다..
여기서 낙점 되신 분은.. 최광식 촬영기사님..
최기사님.. 약간 몸을 떠시며 비행기에 오르십니다..
고소공포증이 있으시다는 최기사님.. 추위 때문에 떠셨으리라 믿습니다..
절대.. 고소공포증 때문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

그 와중에서도 뛰어난 팀워크를 보여준 촬영팀..
모포로 깔개를 만들어드리고..
청 테이프로 기사님의 바지를 막아드리고..
입고 있던 잠바까지 벗어주는 열정의 소유자들입니다..
그들의 팀 사랑.. 너무 멋져보였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촬영된 항공촬영..
결국 우리는 대장님의 OK 사인을 끝으로 야간 촬영을 위해 장소를 이동했지요..
아주 많이 춥고.. 몰아치는 거센 바람 때문에 아주 많이 위험했던.. 항공 촬영..
작은 사고도 없이 무사히 끝마치게 되어 감사한 스크립터군입니다..
정말 파랑주의보는.. 하늘이 도와주는 영화인 듯 싶습니다..

촬영 끝까지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주셨던 촬영 최광식 기사님..
풍채 좋고 마음 넉넉하신 박희주 촬영 감독님..
언제나 명쾌한 OK 사인을 불러주시는 울 대장님..
맛있는 우유와 빵을 사주신 박성호 PD님, 든든한 현장 진행 이병민군..
멋진 촬영팀, 쪼꼬만 스크립터군.. 모두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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