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미학.

yurinicky
2008년 09월 03일 10시 47분 57초 330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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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줄이 밀렸습니다.
머. 정해진대로 딱딱 진행된다면 더 바랄것도 없겠지만
이렇게 한주 두주정도 미뤄져줘야 스텝들과의 사이도 좀 더 돈독해지고
스릴있어지고 똥줄타고 그러는거 아니겠습니까. 아!하하하하하.
너무 잘 맞아떨어져도 인간적인 느낌이 안 나고
좀.. 그래요. 네. 좀 그렇네여...-_-
제작실장과 부장사이가 어제 스텝들한테 전화를 하더군요.
'그래요. 스케줄 좀 미뤄졌어요. 그렇지만 촬영은 해요. 어때요? 시즌2를 찍는 느낌으로 모여BoA요.'
저의 귀엔 이렇게 들렸지만..
코에 걸려있던 다크가 무릎까지 내려간게 무슨 검정 레깅스를 입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목소리와 어깨는 기어들어가고 움츠려들었지만 티는 안났다고 자부하고 있는 중인거 같습디다.
머.. 스텝들은 아주 좋아서 미치고 팔딱 뛸 지경인 거 같습니다..
'끼야오~'소리를 지르시는 분들도 계셨구요.
'어떻게~어떻게~~'랩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묵묵히 들으시는 분들도 있구요.
(이분들은 아마 전화 끊자마자 기쁨에 몸서리, 몸부림, 살풀이를 하셨을거라 생각된다는..)
다들.. 너무 기뻐라하는 마음이 좌심방우심실까지
찌릿찌릿하게 전해지더군요..흠흠.

9일부터 양수리 세트촬영입니다.
초마이크로미니저예산영화라 세트촬영부터는 버스도 없습니다.
아무렴 어떻습니까. 영화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것같은 '스타락스'가 있으니 저흰 문제없습니다.
폴더마냥 접혀서 타면 되니까요~ 서로의 체온과 땀내와 암내와 입내와...
아. 머 여튼 더욱 돈독해질거 같습니다.
추석에도 스텝들과 지냅니다. 와~ 신납니다~
어차피 집에 가봤자.. 가봤자...아시잖아요~ 하하하.
괜찮습니다~

영화는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어떤 듣보잡이 말했죠.
'미'를 느낄 내공은 아직 아니지만 머.. 이런 스릴 어디서 느껴보겠습니까.
기다림이 지겹고, 무언가 허~한 느낌은 나지만
그래도 뇌는 살아있고 피 한방울한방울 뜨겁고 세포는 파닥파닥 돌아다니니
아직까진 살아있습니다.
그러니 계속 영화하겠습니다.
(대체 머라그러는거냐...-_-)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cape11
2008.09.03 20:39
밀란 쿤데라의 느림이라는 책이 있는데...기다리며 느리게 그리고 정확하며 행복하게 작업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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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g0121
2008.09.10 15:07
죽어라 죽어라 해도 살아가는게 인생이고... 사람이고... 영화니까... 머...
그런거지..하하하하하하하하하~!!!
hubs1004
2008.09.17 11:53
이제 정말 시작이닷!!!!
끝을 향해 우리 모두 힘차게 달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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