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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왠지... 나를 숨기고 싶다면...

만원의 행복

2003년 08월 19일 11시 40분 14초 1297 3
돌고 도는 세상 (퍼온 글) 앞에다가 씬 번호만 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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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
남편이 잠 못 들고 뒤척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양복 주머니에서 꼬깃한 만원짜리 한 장을 꺼냅니다.
무슨 돈이냐며 묻는 아내에게 남편은 자기의 비상금이었는데..
당신의 핼쓱한 모습이 안스럽다며 내일 몰래 혼자 고기뷔페에
가서 소고기 실컷 먹고 오라고 주었습니다
만원짜리 한 장을 펴서 쥐어주는 남편을 바라보던
아내의 눈가엔 물기가..
"여보.. 저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s#2
어젯밤 남편에게서 만원을 받은 아내는 뷔페에 가지 못했습니다.
못먹고 산지 하루 이틀도 아닌데.. 노인정에 다니시는
시아버지께서 며칠째 맘이 편찮으신 모양입니다.
아내는 앞치마에서 그 만원을 꺼내 노인정에 가시는
시아버지 손에 쥐어드렸습니다.
"아버님.. 만원이예요.. 제대로 용돈 한 번 못 드려서 죄송해요..
작지만 이 돈으로 신세진 친구분들하고 약주 나누세요.."

s#3
시아버지는 너무나 며느리가 고마웠습니다.
시아버지는 어려운 살림 힘겹게 끌어 나가는
며느리가 보기 안스럽습니다.
시아버지는 그 돈 만원을 쓰지 못하고 노인정에
가서 실컨 자랑만 했습니다.
"여보게들! 울며느리가 오늘 용돈 빵빵하게 줬다네~~"
그리고 그 돈을 장롱 깊숙한 곳에 두었습니다.

s#4
다음 해 설날..
할아버지는 손녀의 세배를 받습니다. 기우뚱거리며 절을 합니다.
주먹만한것이 이제는 훌쩍자라 내년엔 학교에 간답니다.
할아버니는 손녀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습니다.
오냐.. 하고 절을 받으신 할아버지는 미리 준비해 놓은
그 만원을 손녀에게 세배돈으로 줍니다.
" 할아버지.~~ 고맙습니다아~~~"

s#5
내년에 학교에 들어가는 외동딸 지연이는
마냥 꿈에 부풀어 있습니다.
세배돈을 받은 지연이는 부엌에서 손님상을
차리는 엄마를 불러냅니다.
"엄마.. 책가방 얼마야??"
엄마는 딸의 속을 알겠다는 듯 빙긋 웃습니다.
"왜? 우리 지연이 학교 가고 싶니??"
지연이는 엄마에게 할아버지에게서 세배돈으로
받은 만원을 엄마에게 내밀었습니다.
"엄마한테 맡길래.. 내년에 나 예쁜 책가방 사줘여??"

s#6
요즘 남편이 힘이 드는 모양입니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안하던 잠꼬대까지..
아침에 싸주는 도시락 반찬이 매일 신김치쪼가리 뿐이라...
아내는 조용히 일어나 남편 양복 속주머니에
낮에 딸 지연이가 맡긴 만원을 넣어 둡니다.
[여보 내일 좋은 것 사서 드세요..]라는 쪽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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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지 애들은 아닌 분이 쓴것일까요 ?
위의 가족을 보면 시아버지 남편 아내 딸하나 - 이런 가족입니다.
몇년전 이명세 감독님이 준비하던 가족이라는 시나리오가 있었는데 그거 비슷한 느낌이 납니다.
저 펀글을 너무 닭살 스럽다 싶으면 엽기버젼이나 코믹버젼으로 바꾸면 되겠죠.

돈에다가 표시같은걸 해놓아서 아하 ~ 그 돈이 다시 내게 돌아왔구나 하는 짓은 안하는게 좋을것 같고
동네 풍경도 좀 넣고, 남편 직장 모습도 있겠고, 출퇴근 모습도 있겠고,  아내의 친정도 그리 잘살것 같진 않네요
장모님에게 미안한 남편 모습이나 할아버지랑 손녀랑 산책 모습이나 할아버지 노인정 가면 할머니 패들과 얘기도 있을것이고  혹은 그런 소재들을 섞어서 돈 만원이 돌아오듯 무언가 부메랑처럼 뫼비우스의 띠처럼 다시 돌아오는 그런게 있어도 좋겠고 그럴려면 계절의 변화도 필요하겠죠.

세상도 수상해 죽겠는데  자꾸 사람들 우울하게 만드는 영화 만들지 맙시다.
인간들 드러운건 이미 알고 있는데, 인간들 드럽다고 자꾸 영화에 말해대면 어쩌라는겁니까
그리고 아랫글은 다른곳에서 본 글인데 걍 갖다 붙이면 씬 몇개 더 만들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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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
일요일 교회 끝나고 무료한데 남편이 찜질방에나 가자고해서
얼씨구나 하고 따라 나섰다.

s# ??
옷 갈아입구 찜질방에 들어갔는데 아줌마들이 나무젓가락으로
손가락에 뭘 찍어 바르고 있었다.
어떤 아줌마는 면봉으로 발에다 찍어 바르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인가 궁금해서 쳐다보니 바로 봉숭아 물을 들이고 있던거다. 가루 분말을 물에다 게어서 찍어 바르면 30분만에 봉숭아 물이 든다는 말에 난 깜짝 놀랐다.
햐! 정말 세상 좋아졌다.....
나 어릴적엔 봉숭아잎에 꽃이랑
백반 빵궈서 손톱에 올리고 비닐에 잘 싸서 실로 동동 묶고
잠들곤 했는데.................

s# ??
자판을 두드리는 내 손위에도 다홍빛 물이 들었다.....(히히)
투명 메니큐어 바르니까 너무 이쁘다....
거금 2000원이나 들여서 찜질방에서 나도 찍어 발랐다.
헛돈 들였다고 남편에게 한소리 들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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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걸 구경만 하다가 돌아오는데 눈치챈 남편이 그 10000원으로 봉숭아 물 들이는 싸구려 염색 매니큐어 사주면 되겠네요. 내 친구가 전해준 공책사이에 끼어있는 꽃잎하나 처럼
시나리오는 모자라는 내 머리속에서 무언갈 찾아 쓰기보다 주변을 둘러보는게 더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내 생각)
그리고는 또 퍼 나릅니다 ..

아랫글도 덧붙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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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5년동안 정말로 고지식한 7살 연상 남편과 살면서 아이
둘을 낳고 친구들과 너무 멀리 떨어져 살았다...
금요일 직장으로 걸려온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그 친구는 대학 졸업후 대전에서 피아노 학원을 운영한다.
그 잘나가던 친구도 지난 4월 결혼을 했다.
그 친구의 남편은 태안에서 경찰로 재직중이다.
그래서 그 둘은 주말부부다.
"미정아, 내일 태안에 안갈래? 나 오후에 먼저 갈건데..
봄비도 내일 온다고 했어. 기지배야 얼굴 함 보자.."

앞에서 말했듯이 울 남편은 매우 고지식하다.
직장생활하면서도 핸드폰 하나 없는 사람 나 밖에 없다.
울 남편 여자가 가진 핸드폰은 타락의 온상이라 생각한다.
내가 집에서 컴앞에라도 있을라치면 성질부터 낸다.
이유는 모든 사람이 잘 알것이다.
"네가 컴앞에 앉을때는 가계부 쓸때만 앉는거야"
라고 울 남편은 말한다. 그정도다.

"봄비도 온대? 나도 너무 보고 싶은데.."
봄비는 대학졸업후 영국으로 유학간후 연락이 끊겼다가.
친구 결혼식때 몇년만에 다시 만난 친구다.
지금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한다.
"애들이랑 남편은 어쩌구..."
용기를 내서 남편에게 전화를 건다.
"나 하루 휴가좀 주세요.. "힘없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그래 하루 갔다 와라"
이것은 기적이다. 쭈삣쭈삣 말을 못하는 나를 알아챘는지
남편이 웃으며 허락을 했다.
정말이지 결혼해 처음 갖는 나만의 휴가인 것이다.

다음날 남편과 아이들을 집에 남겨두고 태안으로 향했다.
집에서 태안까지는 세시간이나 걸린다.
얼마나 달렸을까.. 방조제 사이로 탁 트인 바다가 보인다.
아.. 바로 이거야.. 혼자만의 여행.. 아.. 행복해..
운전대를 잡은 손에 리듬이 실리고...
바닷가에 먼저 도착해 있던 친구들을 만났고, 우린 아이들처럼 펄쩍펄쩍 뛰었다.
친구 남편과 같이 계신 김경장님의 전화 한통화로 우린 곰섬
이라는 곳에서 귀빈 대우를 받으며 구경도 하고 맛있는 것도
실컨 먹었다.

날이 어두어지고 우린 친구의 신랑 집으로 향한다.
문제는 그때부터이다.
앞차로 먼저 향하는 친구들을 뒤따르며. 갑자기 손에 힘이 없어지고 뒷목부터 뻐근하게 위로 치솟는 느낌..
속이 미식 거려지고..
집에 도착해 허연 내 얼굴을 보고는 친구들이 더 야단이다.
화장실로 직행.. 뒷목을 움켜쥐고.. 약을 먹었다.
한참만에 괜찮아진 나...

갑자기 남편과 아이들 얼굴이 떠오르고..
저녁이나 먹었는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친구들은 맥주 세병과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헤친다.
새벽 세시경에야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 일곱시.. 난 버릇처럼 눈이 떠진다.
아.. 아침 해야지.. 그러고는 웃는다.
그런데 친구.. 잘도 잔다.
밤사이 친구 신랑은 음주단속을 한댔다.
그럼 밤을 꼴딱 새고 들어올 것이다.
근데 밥해줄 생각 않고 잠을 잔다.
이해할 수 없다.
그런 친구를 깨워 밥을 하자고 성화를 댔다.
"우리 신랑 아침 안먹어.."
"안 먹는게 어딨어. 안해주니까 안먹는거지.."
냉장고를 열었다. 먹을게 하나도 없다.
김치찌개를 하고 감자랑 오뎅도 볶고 햄도 부치고..
순간 울 남편과 아이들 얼굴이 또 다시 떠오른다.
아침 먹었을까.. 울 남편 하루 세끼중 한끼 굶으면 죽는다..
그래서 난 5년동안 늦잠이란걸 자본적이 없다.

친구 신랑의 인기척이 들렸다.
당연히 아침을 안한줄 알고는 우리를 먹이려고 샌드위치와
딸기 우유를 손에 들고 들어온다.
그렇게 착한 신랑도 세상에 있구나...
아침 안먹는다던 친구 신랑.. 김치찌개에 밥을 말아
두 그릇이나 뚝딱 헤치우신다.
또다시 울 남편 생각이 난다.

밥먹고 우린 서둘러 청포대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잠 한숨 못자고 친구 신랑은 우리를 따른다.
바닷가에 도착해 친구들은 비키니를 입고 온몸에 로션을
바른다. 바나나 보트를 보더니 거의 미쳐 버린다...
바닷물로 뛰어 들어가는 친구들...
난 그럴수 없었다. 순간.. 난 옷을 갈아입고 친구들에게
안녕을 고한다. 대충 둘러대고는 당황하며 아쉬워하는
친구들을 뒤로 하고 난 차에 몸을 실었다.

그러고는 남편과 아이들이 있는 집으로 차를 몬다...
이 멋있는 곳에 나혼자만 와서 너무 미안해..
자기.. 미안해.. 얘들아.. 미안해..
엄마 지금 간다.. 빨리 가서 밥해줄게...
세시간을 다시 달려 집으로 돌아왔다.
현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서는 날 보며 아이들과 남편이
활짝 웃는다.. 아.. 바로 이거야...
주방에 가보니 라면 봉지 두개가 놓여 있다..
순간 가슴이 메여왔다. 치.. 밥도 못해 먹어...

아이들의 옷과 남편의 매무새를 가다듬고 우리는 외식을
나갔다. 돼지 갈비를 너무 잘 먹는 아이들...
"굶겼어? 나 없다고 애들 굶겼지? "
"왜 이리 일찍왔냐. 한밤중 올줄 알았지.."
"보고 싶어서 왔지.."
남편은 아무말없이 고기를 굽고 아이들은 잘도 받아 먹는다.
그렇게 나의 휴가는 끝이 났다.

난 이제 진정 아줌마인가 보다..
남편이 없고 아이들이 없는 바닷가가 그리 훵한줄 몰랐다.
확실히 울 남편은 나보다 한수 위다.
그리 쉽게 보내주길래 너무 이상하다 했었다.
내가 이럴 줄 알고 차키에 핸드폰까지 내주며
보내주었던 것일까..
아무튼 난 어쩔 수 없는 아줌마다.
친구들이 또 남들이 뭐라해도 난 남편과 아이들이 없으면
안되는 그런 아줌마다..
나의 5년만의 휴가는 그렇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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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시아버지 모시고 얇은 월급봉투를 물어다 나르는 성실하지만 소심한 남편, 어린 딸아이를 가진, 그리고 10000원짜리가 해를 넘기며 집안에서 돌고도는 그 집의 핸펀도 없는 여자는  
친구들과 " 어머 어머 봄비도 온데 ?????" 하며 수다를 떨다가 그렇게 간신히 남편 허락받고 여행을 갑니다.

앞글이랑 수준이 맞아야 하니까 자가용은 빼고 뻐스타고 가고 오는걸로 아이는 딸 아이 하나만 있는걸로
혼자 돌아오는 여자의 버스 여행길도 재밌겠고. 바닷가 같이 여행간 친구중에 바람난 여자 하나 있어도 되겠네요.
그리고 유학 다녀온 친구 운운 하는 부분도 빼버리고

시나리오 한 반은 썼나 벌써 ? ..
인터넷 게시판 몇번 뒤적거리니까 이런 이야기가 마구 마구 쏟아집니다.
그에 해당하는 리플들 역시 반응이 좋습니다.

감동 먹었어요.
님의 가정이 부럽습니다.
나두 7년차예요 .. 등등

관객은 때론 아이들처럼 정직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여행을 다녀온 이 여자는 시아버지께 죄송해서 아버님 여행을 보내드립니다.
묻지마 관광같은 거라도 말이죠. 그런데 그 버스가 사고가 나고 시아버지는 죽습니다.
너무 큰 슬픔인가요 ? 그럼 빼구요. 그런건 ........

심심하신 백수님 백조님, 위의 이야기를 가지고 시나리오 각색하나 해보세요. 난 요즘 바빠서 그만
근데 여자가 주인공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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