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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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이제 시작인가..

nbias
2008년 11월 28일 13시 47분 40초 1974 3
군대가기전에 그러니까 20살에 우연히 대학교에 인터넷방송국에 들어가게 되어 습작으로 단편영화를 찍게 되었다..

그순간부터 난 영화와 인연을 맺었다..

그로 부터 영진위,상상마당 등 기타 제작지원금이 오는 곳이라면 정말 잘 찍어보고 싶다는 핑계하에 다 지원했지만 낙선했다..

그렇게 열심히 알바하고 집에서 돈 띵구고,, 한 1~200만원 가량 모아서 20살 마지막겨울 영화에 관심있는 친구들을 스탭으로 모았다.. 배우가 없어서,, 내가 배우까지하면서..

차량씬이 있어서 아직도 기억난다.. 차에 카메라 고정하는 고정대를 빌리기위해 수차례 장비빌리는 곳을 찾아갔고.. 안된다더라.. 그건 프로들이나 방송국사람들이 주로 빌려간다고.. 편지를 써서 빌렸다.. 결국 그렇게 찍었다..

더 알고 싶었다.. 우연히 네이버에 다큐멘터리를 올린 큰 대회 수상경력이 있는 분께.. 메일을 보냈다..
물론 그영화도 봤지만 처음엔.. 운수좋은날이라고.. 극영화찍은 분인줄 알았는데.. 실수였지만..
그냥 아무 금전 그런것 상관없이 배우고 싶다고... 그렇게 2달간 사무실에 다니면서 이것저것 하는일은 적게 주워졌지만 배우게 되었다..
그러다 그 감독님께 말했다.. 나는 극영화를 하고 싶다고..
그감독이 말했다.. 나도 니가 그런말 할것 같았다고.. 어디가든 포기하지말란다.. 꾸준히 연습하고 그러다보면 어떤길이라도 길은 있으니까.. 끝까지 열심히 해보라고..

그렇게 학교 개학시즌에 큰마음먹고,, 휴학을 했다..

그렇게 잠시 쉬다가 군대가는게 가까워졌다..

놀고 싶었다.. 무작정.. 돈도 필요했다.. 편집은 뒤로 미뤄두고.. 매일 술과 친구 여자 막 놀았다..

그렇게 군대를 갔다..

군대 전역하기 전에 한국영화아카데미에 꼭 지원한다고 생각했다..

지원을 하려면 2중학력이 안된단다..

바로 다니던 대학교를 자퇴했다..

탈락 했다..

그렇게 또 방황했다..

그리고 여자친구를 사귀었다..

영화는 뒷전이었다.. 매일 걔를 만나는 재미에 하루하루를 지냈다..

나랑 사귀는 데 그 여자는 사귀기전 다른 남자와 동거를 하고있었다..

나는 충격이었다.. 바로 머리에 드는 행동은 난 아무것도 안하고 무얼 하고있었나.. 난 바로 집에 말했다. 12월 1일날 바로 영화하로 떠날꺼라고.. 다미련버리고.. 여자친구도 미련버리고..

난 동거한남자를 만나고..그여자가 너무 좋았다.. 미안하지만 그여자가 솔직히 말한다면 이해할수 있다고..잘해준다고..
너한텐 미안하다고 그랬다..

그렇게 그여자는 집을 나오고 그여자가 모아둔 돈과 내 용돈을 합쳐서 근 한달가량 놀고.. 밤에는 모텔에서 자는 생활을 했다..

그러다 그여자에게 말했다.. 나 12월 1일날 이제 영화하러 가..
갑자기 희극지왕의 주성치 대사가 생각나더라.. "내가 너 먹여 살려줄꼐.."
그여자가 그러더라.. "너도 외삼촌집에서 살꺼면서.. 니가 지금 뭐가 있다고.."
정말 할말이 없었다..

나는 그날 아침 일찍일어나서 서울로 가서 hvx카메라를 사고 그여자가 보고 싶은 마음에.. 바로 대학교 친구만만나서 밥만먹고 KTX를 타고 대구로 다시 왔다...

그여자 전화를 안받았다..

친한 친구와 술을 마셨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여자가 일했던 칵테일바에 갔다..

거기서 칵테일바 누나나 친구한테 그여자에 대해서 안좋은 소리를 들었다..

믿지 않았다.. 솔직히 약간은 흔들렸지만,, 내가 보기전까지는 절대 믿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연락한다던애가 아침까지 안자고 기다리는데 연락이 없었따..

그냥 잤다.. 그냥 자고 싶었다..

그러다 오늘 아침 11시에 전화가 왔다.. 너무 아팠다고..

하지만 그여자와 같이 사는 친구에게 들었다.. 그여자는 어제 새벽 6시에 들어왔다고.. 그리고 나보곤 아파서 집에서 쉬었다고 말해달라더라..

그여자가 오늘 1시에 보잔다..

나는 1시에 정확히 눈을 뜨고 좀 기다렸다 연락을 한다.. 그여자 잠들었나 보다.. 정말 아픈가보다..

그여자 씻는단다.. 그여자 친구에게 문자가 왔다.. 정말 아픈지 다시 잠들었네..라고..

다시 전화한다.. 그친구가 받아서 씻으로 갔단다..

오늘 그여자와 마지막 만남이다.. 내일 할머니댁에 갔다가 바로 외삼촌집으로 갈 예정이다..

2시가 다됬다..

그여자에게 아직 연락이 안온다.....

지금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방금 그여자한테 연락이왔다.. 택시 타면 연락한다고.. 이제 나갈 준비를 해야겠다..



p.s : 언젠가 희극지왕 처럼 그여자가 와서 "나 정말 먹여살려 줄꺼야?" 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나도 그런 높은 자리를 포기 할수 있을까??.....

괜찮다.. 난 아직도 바닥이고 가진것도 없으니까..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sandman
2008.11.28 21:43
이외수 작가께서 결혼식 올리는 날
식장에 갈 차비가 없어서 못 나가고 있는 데
부인 될 사람이 책시 타고 와서..
택시비 없어서 안나오고 있을 줄 알았다며..
데리고 갔다더군요..
Profile
crazypunk81
2008.11.28 22:54
최근에 본 글 중에서 제일 솔직한 글이네요. 꾸밈이 없는.
nbias
글쓴이
2008.12.02 10:31
서울로 왔씁니다..

물론 사는 곳은 경기도지만..

오늘 아침에 전화했더니.. 어제 술마시고 자다가 깼다네요..

휴~~~ 열심히 해야겟따..

전 이제 오늘 잡힌 약속에 나가렵니다..

모두 고생합시당.. 아니 열심히 합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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