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선 안됩니다.

weirdo
2004년 01월 16일 18시 29분 52초 2860 1
작업일지 방 만들어놓고,
달랑 글 두개 올려놓고,
이따위로 한참동안 방을 비워놓거나 해선 안됩니다.
그녀들과 술한잔 할 시간도 없을만큼 아무리 바빴다 해도, 이래선 안됩니다.
늪에 빠진 듯, 개인적으로 아무리 정신이 혼란하였다 해도, 이래선 안됩니다.

일각에선,
작업일지를 이런식으로 관리해선 안된다는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글을 올리지 않았다는 설도 있지만....


'꽃봄' 의 전신이라 할 만한 작업이 처음으로 꿈틀대기 시작한 것은
2000년도, 그러니까 3년반쯤 전입니다.
오래되었죠?

그 이후로 시간이 흐르면서, 이렇게 바뀌기도 하고, 저렇게 뒤집어지기도 하고, 요렇게 논의되기도 하다가....

지금의 '꽃봄'이 본격적으로 틀을 갖추게 된것은,
2001년(?), 강릉 KBS에서 방영된 특집다큐,
"희망의 기록 - 폐광촌 아이들과의 1년" 을 만나게 되면서 부터입니다.

강원도 삼척 어느 탄광마을에 있는 작은 중학교,
그곳의 관악부 아이들과 선생님.
한 때 번성했던 탄광의 쇠퇴는,
마을뿐 아니라 학교 관악부에까지 그 찬 기운을 불어넣었고....

검은 산으로 둘러쌓인 채,
무너져버릴것 같은 집들과 인적 드문 횡한 거리가 맞아주는 그곳엔,
초라하지만 진실한 아이들의 웃음과 눈물이 있고,
불협화음인 듯 하지만 협화음이 되어가는 선생님과 아이들의 어울림이 있고,
낡았지만 꽉찬 소리 내뿜어주는 악기와, 음악이라는 희망이 있습니다.

적은 인원과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선생님 부임 이후 계속된 특훈(?)으로,
차츰 각종 관악대회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합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2002년, 그 이후의 이야기가
KBS 인간극장 "건빵 선생님의 약속"이란 이름으로 다시 전국 방송을 타게 되었고,
그 중학교 관악부와 선생님은 적잖은 유명세를 얻기도 하죠.


'꽃봄'은 그런 이야기를 살짝 밑그림으로만 깔고 그려지는
'새로운 그림'이 될거예요.


1년여에 걸친 시나리오 작업이 이제 거의 마지막을 향해가고 있고,
주연배우 캐스팅과 투자는 결정이 되었습니다.

이제, 연출부와 제작부 모두 구성완료 되었고,
기타 주요 스탶들도 거의 결정이 되어가고 있고,
기타 배역의 캐스팅과 헌팅이 계속 진행중입니다.

문제는, 우리 '꽃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겨울장면 때문에
최소한 이번 겨울이 가기 전에는 촬영이 시작되어야 하는데,
시일이 매우 촉박하죠.

그만큼, 모두들 분발하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강원도엔 폭설이 내린다고 하죠.
'꽃봄'팀에서 특별히 선발된 두사람, 내일 강원도로 떠납니다.
그 둘은 그 곳 눈밭에서 어떻게 뒹굴게 될까요.
뒹군다는 말을 쓰고 나니, 그 둘이 남녀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uni592
2004.01.17 16:05
그렇군요. 눈소식 듣고 강릉쪽으로 여행을 갈까 생각을 잠시 해 보았습니다. 어서들 헌팅 마치고 크랭크인해 BoA요.
(계약금으로 뭔가 사줄래나 보군.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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