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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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한 일회성 제작일지를 쓰셔도 되고, 제작일지의 개설과 관련한 질문도 할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교도소 월드컵 크랭크 인

kalito
2000년 07월 21일 00시 39분 23초 3434
좀 이른 시간에 집합을 하긴 했어도 스탶들의 표정은 비교적 밝다.

첫 촬영치고는 너무 빠른 시간이 아닌가 내심 걱정했는데 모두 크랭크 인이라는

의미에 동조하는 분위기였고, 제작부장과 회사 관계자들은 다소 긴장하는 것 처럼

보이기도 했다.

오늘 촬영은 이미 예측하던대로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암시하는 먹구름이 하늘을

잔뜩 가리고 있었는데..... 서울을 벗어나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개이고 있었다.

실제 교도소에서 촬영을 하는 관계로 인원도 절반 정도 감축하고 기자들도 부르지

않아 침착하게 일이 진행되는 것 처럼 보인다.

오전을 교도소측에 눈치를 보느라 간단하게 열어가던 차에 방송쪽 연기경험이 많은

선배의 불평이 터져 나온다. " 알아서 할테니 그만 좀 통제하라 " 물론 그 얘기를 들은

사람은 나밖에 없었고 그 선배는 이 후 껄껄 웃으며 현장을 지켰다.

하지만 그의 퇴장은 계속 내 뇌리에 계속 남아 찜찜하다.

익히 눈치를 채고 있었지만 오늘 촬영의 의미는 감독님에게 별 의미 없는 것처럼 보인다

신인 촬영기사와 조명기사의 능력을 테스트하는 것일까?

현장에서 항상 낄낄거리실 것 만 같던 감독님의 얼굴은 오후로 접어들수록 일그러졌다.

연출팀에서 그나마 현장 경험이 제일 많은 나로서는 오버다 싶을 정도로 나섯던것 같다

촬영 이후 후배로부터 징한 충고를 들을 정도로......

영화작업은 사람들간의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실력이 어쩌구저쩌구는 중요하기도 하겠지만 서로의 단점을 장점으로 보충해 나가는

과정이 현장에 있건만.......

나도 뭐 노련하게 움직인건 아니지만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보인다.

폼잡지 말고 영화했으면.......

예전부터 항상 현장에서 돌아와 반성할 때마다 뇌까리는 말이다.

폼으로 영화하지 말기. 자신감이 갑옷이고 실력이 무기다.

그나저나 무지하게 덥던데 앞으로 올 여름 현장에서 굴러야 하는데 큰일인걸?

거기에 협조를 장담하던 교도소측이 삐딱선을 탈 조심이 보이는 눈친데

한국영화 안되는게 어딯어? 십억 가지고 이십억 들여서 만들었다고 사기쳐도

사람들은 영화보면서 다 믿더구만^^

충무로에서 학습하는 한가지 안되는 것 없다. 모든지 가능하게 만들어라

과정은 중요하지 않다 모든 건 결과가 말해준다.

아마 그 분들은 과정의 내실이 영양가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걸 모르는 걸까?

열심히 해주는 연출팀 후배들이 고맙고 동료가 고맙고 의상팀이 고맙고

짜증내지 않는 우리 신인연기자들도 고맙다

그 모습이 부디 촬영이 끝날 때 까지 연결되기를 바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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