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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리와 FM2

2006년 12월 04일 18시 44분 01초 1301
1. 젤리와 FM2

난 디카 따윈 싫어.
수동카메라가 너무 가지고 싶은 고등학생 꼬마.

돈은 없고.. 인터넷을 헤집으며 나름 비싼 로모나 홀가등의 장난감 카메라를 뒤지다가...
지름신에 강림을 받고 젤리 카메라를 자신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하나 찜.
주문을 마치고는 설레는 맘으로 필름을 주문하러 쥐마켓을 들락거리는데

너 모하니 ?

엄마가 장롱에서 카메라 하나를 꺼내 주셨단다.
고색창연한 FM2 !!!!
이 녀석의 위시리스트 베스트 10 중에서도 젤 꼭대기에 있었던 카메라... 0.0

엄마!!! ~ 젤리 카메라가 벌써 우리집을 향해서 달려오고 있다구요 ?
뭐 젤리를 주문했다구 ? ㅋㅋ 그게 뭐니 ?

새벽 늦게 까지, 아빠앞에 생애 처음으로 제대로 무릅끓고 수동카메라 작동법을 배우는 이 녀석.
이 녀석 정말 생애 처음으로 지 엄마 아빠를 존경하게 되지 않았을까요 ?
어른과 아이가 나오는 풍경중에 하나로 기억될것 같아요.

자기 어렸을적 아장 아장 기어다닐때. 겨우 걸음마를 떼기 시작했을때.
그때의 사진들을 꺼내봤다면 이걸 누가 어떤 카메라로 찍어주었을까 궁금해했을텐데..

2. 마음

어느 여고생의 싸이 일기를 훔쳐보다가 이런 구절을 찾은적이 있다.
"마음을 어찌하겠어. 보이지 않는것을 다루기란 쉽지 않은일... "
그날 무슨일이 또 그녀를 힘들게 했던걸까.

다들 같은 과정을 겪고, 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 믿고 싶진 않지만.
한편으로 안심되고, 한편으론 너무 뻔한거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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