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카드' 제작일지17 '때이른 후반작업' -조감독-

yekam yekam
2003년 03월 04일 04시 25분 12초 4670 5 218
날자나 횟수도 그 의미를 잃어 버린지 오래입니다. 무사고를 기원하던 어벙한 착각은 이미 포기 한지 오래구요.  암튼 허접한 와일드 카드 제작일지 그 열일곱번째 이야기 시작합니다.

-촬영이 아직 3-4회 남았습니다. '건전한 레저문화 공간인 경마장'에서 촬영을 해야 하는데 도통 허락을 해주시질 않고 있습니다. '건전한 레저문화 공간인 경마장' 에서 조차 촬영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으니 국회는 오죽했겠습니까? 한맥의 김사장님 솔직히 예전에 조금 웃었더랬습니다. 국회도 못빌리고..... 속으로 바보바보 외치면서.. 지금은  딱 10분 이해가 갑니다. 눈물이 납니다.

-후반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촬영도 안끝났는데 뭔 개소리냐고요? 그렇게 됐습니다. 개봉일은 잡혀있죠. 작업기간은 빠듯하죠. 언제나 그렇듯 날치기 후반작업을 해야 할듯 합니다. 퀄리티요? 깐느안보내죠 뭐. 할레이션? 찍다보면 들어올 수도있습니다. 붐? 영화에 붐 안들어온영화 있습니까?  베를린 영화젠 그랑프린가 받은 우나기도 붐은 들어옵디다. c.g요? 돈들어간다고 몽조리 뺐습니다. 이번에는 좀 느긋하게 후반작업 하는가 했더니 양보와 타협의 갈림길엔 갈등이 있어야 하는데 갈등은 사라지고 타협만 존재 하게 되었습니다.  제 불찰이라고 말하기엔 그 능력이 너무도 소소합니다. 아마 그래서 입봉하려나 봅니다. 퉤퉤.... 오죽하면 편집실에서 쫒겨났을까요. 후반작업 진행 하라는 명목하에... 뭐 관계 없습니다. 한두번 겪은일도 아니니까요.

-오늘도 촬영 때문에 밀린 영화보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하루에 세편씩 밤마다 최강 업그레이드를 끝마친 컴퓨터는 얄짤없이 세편씩 디빅을 다운받아 줍니다. 고마운녀석.... 서늘하고 텅빈 대가리에 뭔가를 채우는 작업은 이래서 신나나 봅니다. 와니와 준하를 보면서 감독이 누구인지 궁금해 인터넷 뒤지다가 여기와서 글쓰는 이유를 모르겠네요. 크리스토퍼 도일은 여전히 나를 감동시키고 잭 니콜슨은 아직도 등짝에 소름이 돋게 만듭니다. 중년의 재키찬은 여전히 날렵하고 tv시리즈를 영화로 만드는 쪽바리들의 집요함은 충전신호에 녹색불 켜는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와니와 준하 이야길 좀 더 하도록 하죠. 내용 궁금하지 않습니다. 감독의 너무나도 개인적인 자전적 이야길 쓴것 같아 별로 감동스럽지도 않습니다. 다만 한컷 한컷 정성을 다해 찍은 스텝분들의 노고와 애정이 담뿍 담긴 장면 장면에 경이로움은 흘러내리는 침 닦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입니다. 칭찬이 아니라구요? 허허 별말씀을.... 아직 중간 까지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전체를 보지않고 이 정도의 설렘을 끌어내는 영화라면 그건 분명 훌륭한 영화 일겁니다. 암요. 다만 아쉬운건 와니와 준하같이 소박하고 정겹고 아담하고 예쁜 영화가 들어있는 폴더에 개 쓰래기 같은 포르노 동영상이 버젓이 존재하는 저의 속물 근성일겝니다. 뭐 별수 있습니까. 천성인걸...

-끝날무렵이 되니까 이곳저곳에서 일거리가 들어옵니다. 각색, 윤색, 뮤직비디오 등. 자꾸 코미디를 들고 와서 맛깔나게 써달라고 하시는데 저 이래뵈도 선비올시다. 난잡하게 코미디라뇨. 제 전공은 극악무도할 멜로 입니다. 아시죠? 멜로.. 극악무도할 멜로... 막 눈깔 파먹고 라면을 소주에 헹궈먹는 그런 극악 무도할 멜로.. 멜로말곤 할줄아는게 없습니다. 유념하십시요.

-혹시 미추루 아다치를 아시나요? 전 말입니다. 괴상하게도 쪽바리를 혐오하면서도 세상에 존경하는 사람 다섯사람을 뽑으라 하면 예전 southern all stars 리드싱어 구와타 케이스케, 만touch, h2, 천궁등의 만화가 미추루 아다치,  그리고 담배를 만든 이름모를 중국인, 소주를 만든 이름모를 한국인,  조지부시를 제대로 싫어하는 잡담후세인 입니다. 열명을 꼽으라 하면 슬램덩크의 작가 이노우에와 불꽃놀이 밑에서 볼까 옆에서볼까의 이와이 순지가 포함되니 이 얼마나  극친일파다운 취향입니까. 거기다 와니와 준하 폴더에 같이 공존하는 여러 포르노 동영상 역시 아릿다운 일본아녀자 들이 대부분입니다. 아무래도 전 일제시대에 태어났으면 한몫 단단히 잡았을 겝니다. 리회창 아바이 동무 처럼요. 아. 미추루 아다치 이야길 하다 말았죠?  카츠라는 신간이 나왔는데 죽입니다. 시간나면 한번 사보세요. 능력 안되면 빌려 보시던지요. 끝입니다. 별 싱거운 녀석 다보겠다구요? 죄송합니다. 꺼억... 이제 소주 그만 먹고 자야겠네요.


내일뵙죠. 2부는 내일 사무실에서 짬나면 쓰겠습니다. 안나면 17회 끝이구요. =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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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ddori22
2003.03.04 11:08
잠정 흰손 11일째... 우리두 경마장 쳐두가야하눈고 아닙네까? ㅡ,ㅡ^
jjsjj
2003.03.05 02:49
미추루 아다치, 구와타 가이스케 !!! 크허허허 이것 참~~ 동지애가 느껴지는 군요...
힘내십시오~~!!!
bary4001
2003.03.06 15:20
빨리 경마장 찍었음 좋겠당.....쩝
엉아야......엉아의 글은 정말 핵심을 찌르면서 잼나.....ㅋㅋ
앞으로도 멋진(?) 글 부탁합니당....케케케
내 얘기 들을라구 이런 말 하는 내 자신이...ㅠ.ㅠ
shama1212
2003.03.07 11:08
작업일지를 재미있게 잘읽고 있습니다. 무척 영화가 기대가 되는군요.
경마장은 언제 찍지요?
마무리 잘하시고요, 후반작업도 열심히~
fuse100
2003.03.15 18:20
제작일지 17회는 지금까지 느꼈던 제작일지와는 다소 다른 느낌이군요.
회의적이고, 텁텁하게 잠을 깨운뒤의 개운치 않은...
그리고, 오늘은 뭐할까 고민부터 하면서 하루를 시작하는것 같은 .....
하지만, 글을 올린님 뿐 아니라 모든 창작일을 하시는 분들의 마음이 비슷할거라는 생각이 드는 군요.
조감독님이 참 열심히 살고 있구나 하는 느낌도 엿볼수 있구요.
제작이 끝날고 오는 후유증이 아직 남았을 테니까 좋은글 많이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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