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있는곳에..언제나 내가 있습니다

201guy
2003년 08월 29일 01시 51분 26초 2834
76살의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이른새벽..... 아직도 샛별이 빛나는 시간에 연신 콧노래를 부르며 주방에서 무엇인가 음식을 조리하는것 같아 보입니다.
밥을 끓여서 채로 건져내고 솥에서 우유와 미숫가루를 넣어서 잘 섞어주고......그곳에 다시 밥을넣어 팔팔 끓여 멀건 국을 만듭니다.
카메라맨이 다가가서 물어봅니다.

"이건 무슨음식 인가요?"

할아버지는 대답합니다.

"우리 마누라님, 내 마나님 영양식을 만들지....."

그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보이더군요......

71살의 할머니......음식을 만드시던 할아버지의 마누라님.....중증치매(파키슨씨 병)에 걸려서 잘웃지도 움직이지도 않습니다.
할아버지가 새벽내내 만든 영양식을 반도 드시지 않고 다먹었다고 물리 시더군요.....
빨대로 빨아 드리시기가 힘에 겨우셨나 봅니다......
76이란나이에 할머니의 건강을 위해서 7개가 넘는 조리자격증을따신 할아버지.....
안스러운 표정이 보여집니다.

아침에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산책을 나가십니다.
늘 그러신것처럼 손을 맞잡고 거리를....꽃길을 천천히 걸어 가십니다.
할아버지는 콧노래를 부르고 할머니는 그리 밝지 않은 인상입니다.
그러자 할아버지가 길가에 핀 들꽃을 향해서 달려가십니다.
한아름의 들꽃을 꺾는 할아버지......할머니는 뒤도돌아보지않고 앞만 보고 걸어갑니다.
할머니를 좇아와서 들꽃을 내미는 할아버지.....잠시후 할머니의 냄정한 한마니

"저리 치워!"

머쓱해진 할아버지는 그래도 연신 웃기만 합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할머니의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것 같다면서.......

몇일전에 tv에서 방송된 다큐 형식의 프로그램일겁니다.....

인상에깊게 각인되어 떠나지 않더군요......

참 따듯한 내용 이면서도 왜지 모르게 서글퍼지는 그런 이야기 였습니다.....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일에대한 욕심으로 가정을 소홀히 하셨다는군요.....

어려운 살림에 삼형제를 키워낸건 순전히 할머니의 노고였구요....

늘미안했던 마음을 늙어서나마 아내에게 갚아주고 싶으셨던 거죠.....

방송 마지막 즈음 할아버지가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난 희생한다고 생각 안해. 내가 좋아하지 않으면 못하는거야. 어렵다고도 생각하지 않고 힘들다고도 생각하지않아. 난 우리마누라를 좋아 하니까. 그러니까 하는 거야. 살수 있는데까지는 계속 이렇게 살아갈거야......"  

가슴이 찡하더군요.......이런걸 사랑이라고 해야하죠?

할아버지의 마지막 말씀.......가식이 떠도는 세상 속에서 참된 보석을 발견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니까.....아직은 살만한 세상이겠죠? 이런분들이 많은 세상이면 좋겠네요....

끝으로 사회자의 멘트 남깁니다

"사랑을 받는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은 사랑을 주는것입니다......"

p.s 영화 진행은 분위기 타서 급속도로 진행중입니다^^
      머지않아 치열하고 빡신^^그러나 살아가는 힘을 느끼게 해주는 현장으로 달려갈것 같습니다.
      모두응원해 주시고^^ 건승....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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