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9일 -mr.총알- 23. 방아쇠는 당겨졌다. -1차 테스트촬영-

mssun
2006년 06월 11일 14시 20분 26초 1815
6월9일 금요일. 1차 테스트촬영

12일 월요일. 1차 테스트촬영을 나간다.
무려 45명이라는 대규모 인원이 안성(중대)으로 향한다.
우선 촬영에 쓸 필름을 신청했다.
500T 4개, 50D 2개.
그 뒤 버스를 예약했고 촬영팀에게 전화해 카메라대여점(썸)에서 6시에 만나기로 약속을 정했다.
조명팀에게도 전화했는데 조명팀은 조명탑차와 발전차를 대동하고 안성으로 GO, GO.
나머지 스텝들에게는 전화연락과 메일을 보냈다.
부장님과 상현이가 선발대로 나선다.
하나하나 소품과 비품을 챙겨본다.

업무를 보다보니 시간이 저녁 11시가 되고 있었다.
별로 한일은 없는 것 같은데 시간은 잘도 간다.
전철을 타고 버스를 이용해 집에 가려면 12시가 넘을 것이다.
진섭씨가 옆구리를 찌른다.
‘맥주한잔 해여.’
-그래, 맥주나 한잔 먹자.

쪼끼쪼끼 안에 그득한 사람들.
와이셔츠의 회사원들
젊은 대학생들.
이런저런 사람들 속에 대표님과 한실장님, 감독님이 술을 마시고 있다.
진섭씨 지연씨 상현이, 나래누나, 선영이 그리고 관리팀 이영주씨 까지.
많은 인원에 당황해 하는 대표님.

재미있던 것은 대표님과의 대화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출발을 알린 1번 말은 총성이 울리자마자 저 언덕너머로 사라져버렸다.
아주 멀리, 무지 멀리.
타임워치의 시간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
달려 나간 말을 돌아올 줄 모르고.

‘형이(대표님 자신을 지칭한다.) 준비 중인 작품이 있거든. 책이랑 같이 준비하고 있어.’
조용히 듣고 있던 진섭씨가(동공이 풀려있다.) 말한다.
‘책이 뭔지 알아요?’
나는 소설과 영화를 동시에 준비한다는 말이 아닌가요? 하고 되물었다.
진섭씨는 시나리오를 말하는 거예요. 하며 친절하게 말해준다.
아! 시나리오를 책이라고 하는구나.
대표님이 준비하는 작품은 3부작으로 3년여의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내용은 재미있고 스케일은 세계적이다.
‘형이 이거 꼭 할 건데. 진짜 할 수 있을까?’
대표님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
대표 중에 제일 좋은 것은 국가 대표라고
대표님은 웃으며 '그럼 내가 국가 대표해야지'라고 말하며 웃으신다
'영화 국가대표.'
대표님이라면 꼭 할 것 같다.
자신감과 성공의 확신이 가득 차 있다.
그러면 뭐가 어려운 일이겠는가.

대표님의 사모님이 오셨다. 짧은 소개 후 이어지는 러브스토리.
영화 일을 하며 만나 결혼에 이르기까지.
부끄러워 하시면서도 즐겁게 이야기해 주신다.
역시 러브스토리는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모두 즐겁다.
잠시 회상에 잠기는 듯 두 분은 가끔씩 눈을 마주치며 그때 그랬었지 하며 즐겁게 웃는다.
(물론 대표님의 기억은 많은 부분이 수정되어야 했다.)
사모님은 연애시절 입었던 옷 등의 세세한 것까지 잘도 기억하는데 대표님은 프러포즈했던 장소도 헷갈려 한다.
사모님 힘내세요.

결론은
-대표님이 한참 일할 때 사모님은 그 모습이 좋았다고 한다.
-대표님은 일 년 이년 일을 하다 주위를 둘러봤는데 사모님이 계셨다고 한다.
두 분의 러브스토리를 간단히 말했지만 무지 긴 시간이었다.
친구에서 연인으로 거의 10여년의 세월들.
뚝배기 같은 러브스토리였다.
대표님의 소실 적 이야기들.
사모님의 소설 적 이야기들.

대표님의 미공개 파일을 살짝 공개한다.
‘도깨비’
다음에 책을 읽고 내용을 살짝 공개 할 예정이다.

오늘 좋았던 것은 조감독님과 조금? 친해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행이다. 하지만 음주 중이라는 복병.


전에 올리지 못했던 미공개 일지 일부분을 적어본다.
(전적으로 지연씨의 허가가 있었음을 밝혀둔다.)
5월31일.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연출부 지연씨를 만났다.
이름과 얼굴정도만 아는 사이여서 선뜻 아는 척을 못했다.
지하철로 가야하는 거리는 20여분 서툴게 아는 척을 했다간 그 20분이 곤혹의 시간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

지난 회식 때 내가 바라본 지연씨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필승’을 부르는 여인이다.
속으로 저 여성은 지금 만취상태이겠거니 지레짐작을 했다.
지연씨는 무대에서 몸을 휘청거리며 노래에 열중했고 눈이 풀린 진섭씨와 상현이는 그 뒤에서 헤드뱅잉을 하고 있었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지연씨는 알코올 섭취가 불가능한 인간이란다.
그렇다면 그녀는…….
-그녀를 맨 정신에 '필승'을 부르는 여자로 수정한다.

-다시 지하철로 돌아가서…….
너무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손을 들어 인사를 했다.
쳐다보지 않는다.
지연씨는 코만 열려 있을 뿐이다.
귀에는 이어폰, 손에는 책이 들려있다.
손을 눈앞에 갖다 대고 흔들자 깜짝 놀라며 나를 가만히 쳐다본다.
잠시였지만 긴 시간이었다.
나를 몰라보는 것은 아닌가.

‘안녕하세요.’
‘네.’

그 뒤 20여분동안,
지연씨는 이어폰은 빼고 책을 덮었지만
아무런 대화도 없었다.
곤혹의 시간에 지연씨를 초대한 것 같아 미안했다.
도대체 사람들은 그럴 때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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