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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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겨울과 캔커피와 제프버클리와 추억..

now_groove
2001년 11월 07일 01시 07분 49초 1407 3
겨울이 좋아..

얼굴에 스치는 차가운 바람이 기분을 상쾌하게 해주거든..

따뜻한 코트를 걸치고 귀에는 이어폰..양손은 코트주머니속에..

너를 만나러 가는길..

약속 장소에 도착하기전 한정거장 미리 내리지..

발걸음은 경쾌하고..

상쾌한 기분 설레는 마음으로 뛰듯이 걸어가..

양볼이 발그레해진채 저만치 보이는 너에게 양손을 흔들어보지만..

부끄럼을 많이 타는 너는 언제나처럼 싱긋 웃어 보일뿐이지..

토라진척 놀려줘볼까..

코트 오른쪽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캔커피를 꺼내는 너..

식을까봐 주머니속에 넣고 기다렸을테지..

오늘은 놀리지 말아야지..

한손에는 따뜻한 캔커피를 다른 한손에는 온기 가득한 네손을..

이정도면 겨울날 준비는 확실한거겠지?









올들어 첨으로 코트를 꺼내입었어..

감기 기운이 가시지 않아서 많이 춥더라..

차가운 바람 얼굴에 맞으며 상쾌한 기분 느껴보려 했는데..

아직 아파서인지..잘안되더군^^;;

돌아오는 길에 바이더 웨이에서 따뜻한 캔커피 하나 사서 손에 쥐고왔어..

한손은 캔커피를 한손은 코트 주머니속에..

이어폰에서는 제프버클리가 애처롭게 노래했었지..

이런...두번의 겨울을 제프버클리하고만 보내게 되는군...



하지만 넌...

맘이 따뜻한 누군가와 함께

양손 모두 따뜻하게..

그렇게 겨울 보낼 수 있으면 좋겠어..

정말..그랬으면 좋겠어..





또한번...

겨울이 시작되나보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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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ise
2001.11.07 08:07
난 겨울이 별루야.
나를 움추려들게 말들어. 그래서 나를 더 작게 만들지.
찬 바람도 싫어.
살속 깊이 파고 들어오는 냉기가 나를 얼어붙게 만들어.
이런날 누군가를 기다리는건 더 싫어.
그래도 따뜻함을 갈급하게 만들어서 좋아.
그래서 따뜻함에 더 많은 고마움을 느껴.
videorental
2001.11.07 15:22
서울이 서울다워지는 계절....겨울....스산함을 즐김니다..겨울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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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220
2001.11.08 00:19
'서울이 서울다워지는'에 공감합니다. 차가운 공기는, 이유없이 깨끗하게 느껴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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