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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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愛演

kinoson kinoson
2002년 06월 10일 15시 11분 39초 1050 1 8

愛演

                      
그녀가 돌아섭니다.

오늘따라 뺨을 스치는 바람이

차갑습니다...


그녀가 돌아섭니다.

다신 나를 보는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합니다...


그녀가 돌아섭니다.

누가 볼지도 모르는데 창피하게

눈물이 흐릅니다...


그녀가 돌아섭니다.

어두운 밤하늘에 별이 하나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이젠 내가 돌아서야합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그녀가

뒤를 돌아보지 않을까 걱정되어

발걸음이 떨어지지가 않습니다...


그녀가 떠나갑니다.

전 그녀가 보이지 않을때까지..

저 모퉁이를 돌아설때까지..

이자리에 서있어야 할것 같습니다...


그녀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젠 저도 아무일 없었다는듯이

돌아서야 합니다.

하지만 전 여전히 그자리에 서있습니다...


오늘따라 바람이 유난히 차갑습니다...

오늘따라 밤하늘에 별이 보이지가 않습니다...

오늘따라 창피하게 눈물이 자꾸 흐릅니다...

[불비불명(不蜚不鳴)]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winslet
2002.06.11 13:03
그에게서 돌아섭니다.

오늘따라 뺨을 스치는 바람이

차갑습니다...


그에게서 돌아섭니다.

다신 널

보고 싶지 않다 했습니다.


그에게서 돌아섭니다.

그가 볼 지도 모를 눈물 들키기 싫어

금방 돌아섭니다.


그에게서 돌아섭니다.

이제 나의 하늘에는

그 어떤 별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젠 그가 돌아서려합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그가

날 잡진 않을까 바라게 되어

발걸음이 떨어지지가 않습니다...


그에게서 돌아섭니다.

그도 결국엔 돌아설 때까지..

저 어둠 속 길로 돌아서 버릴 때까지..

난 이대로 돌아서야 할 것 같습니다..


결국, 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젠 저도 아프지 않을 그를 기억하며

진정 돌아서야 합니다.

하지만 전 그를 기다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따라 바람이 유난히 차갑습니다...

오늘따라 밤하늘에 별이 보이지가 않습니다...

오늘따라 창피하게 눈물이 자꾸 흐릅니다...







ps. 언제나..이별의 순간은

      잡아주길 바라는 마음과, 돌아봐주길 바라는 마음이

      혼재하여

      마치 짝짓기 프로그램의 화살표처럼

      서로 전해지지 못하고 엇갈리기만 하는 것 같네요..



       많이 힘드시겠지만..잘 견디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띄웁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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