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찍고, 용인 찍고...

puyo78
2002년 10월 17일 23시 41분 48초 2630 1 6
점심 식사 마치고 헌팅 나갔다가 저녁 무렵 사무실로 들어와 밀린 일 좀 마치고 헥헥헥... 지금 막 집에 돌아왔슴다.
내내 차를 타고 이동했고, 운전을 한 것도 아닌데, 생각보다 많이 피곤하네요.
헤헤...요즘은 저도 헌팅을 다닙니다.
고요언니와 잉로군에 이은 제 2의 복식호흡조, 제작팀 영진씨와 제가 헌팅 2팀을 새롭게 꾸렸거든요.
원래 저는 베지테리언님을 도와 조단역 캐스팅을 진행하고 있었슴다.
근데 고요언니와 잉로군을 보니 헌팅 다니는 게 무척 부럽더라구요.
그래서 은근슬쩍 제작팀 영진씨한테 붙었슴다.
그렇지만 언제 또 베지테리언님한테 붙을지 모릅니다.
지금은 조단역 캐스팅이지만, 주연 배우 하나 둘 납시기 시작하면, 그땐 또 어케 될지....헤헤헤 ^^
여하튼 3일째 전 헌팅을 다니고 있슴다.
오늘은 가볍게 강남쪽 건물 몇 개를  봐주고, 이어 분당과 용인에 다녀왔슴다.
영진씨가 새롭게 마련한 네이트 드라이브에 성능도 경험하고...(어제 테크노마트에서 5만 5천원 주고 네이트 드라이브를 산 영진씨, 자랑이 끝이 없슴다. 근데 좋긴 좋더라구요... 용인에서 사무실로 들어오는 길에 싸이더스를 입력했는데, 싸이더스 마저 척척 길 안내를 해주더군요. 상품 광고 절대 아님!)
그리고 다시 한 번 다이어트의 필요성도 느꼈습니다.
난 데 없이 왠 다이어트냐구요?
윽~ 오늘은 분당 가는 길에 두 번씩이나 봉변(?)아닌 봉변을 당했슴다.
첫번째 일은 도시 고속도로를 타고 분당 초입에 들어설 무렵에 일어났슴다.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왠 아저씨가 반으로 쪼갠 메론과 칼을 들고 우리의 프라이드 앞으로 다가왔슴다.
다름 아닌 과일 노점상이었던 것이었슴다.(연변총각 말투로 읽어주세요^^)
모양새를 보니 맛보기로 메론을 줄 것 같았는지, 영진씨 주저 없이 차창을 열더군요 ...
예상이 빗나간 건 아니었슴다.
아저씨 정말정말정말정말 코구멍만하게 메론을 잘라 맛이라도 보라며 영진씨와 제게 건너더군요.
근데 그러면서 한다는 말... '사모님, 어떠세요? 이거 맛도 좋고 다이어트에도 좋아요. 좀 드셔보세요.'
악~~ 최악이었슴다.
영진씨와 저를 부부로 오해하고, 절더러 사모님이라고 한 것은 아무렇지도 않슴다.
그깟 일 웃어넘길 수도 있슴다.
근데 뭐시...다이어트에도 좋아요?
윽~ 살 쪘거나, 다이어트 중인 사람은 제 심정 알 겁니다.
어디 가서 다이어트에 '다'자만 들어도 괜히 뜨끔해져서 쫄아드는 그 심정....
스스로는 살이 많이 빠져서 거의 정상 궤도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전혀 모르는 누군가가 나에게 다이어트라는 말을 언급할 때 느끼는 그 황망함...(그렇다고 제가 정상궤도에 접어들었다고 안심하는 중은 아닙니당!)
게다가 그런 말을 듣고 보니 어울리지 않게 영진씨 앞에서 쪽팔리기도 했슴다.
그렇지만 살다보면 있을 수도 있는 일이겠거니, 나중에 집에 가서 작업일지나 쓰면 되는 일이겠거니, 그러고 넘어갔슴다.
근데 뒤이은 두번째 봉변...
이번엔 분당에 있는 모 찜질방에서 일어났슴다.
장소섭외차 찾아가서 그 곳 안을 사장님 안내로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던 중이었슴다.
찜질방 안으로 들어가 천장 높이가 어느 정도인지 손도 들어보고, 촬영도 하고 있는데....찜질방이라 그런지 무지무지 덥더군요.
그래서 '와...진짜 덥네요.' 딱 그 한마디 했는데...
그 순간 사장님 왈, '땀빼면 다이어트에 되게 좋죠, 뭐.'
악~! 전 그 순간 아까 그 메론 아저씨가 마치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처럼 다시 부활했는 줄 알았슴다. (왜 아시죠? '엽기적인 그녀'에서 다섯 쌍둥이 여관 주인이 나중에 영화감독으로도 나오고 뭐 그랬던 거...)
무지무지 미웠슴다.
하루에 '다이어트'소리를 두 번씩이나 듣다니...
다시 하드트레이닝을 하라는 하늘에 계시였다고 생각하기로 했슴다.
그래서 돌아와 저녁을 먹자는 영진씨 말에도 끄덕 않고 일만 했슴다.
옆에서 고소한 참기름 냄새를 풍기며 회덮밥을 쓱싹쓱싹 비벼먹던 영진씨...영진씨도 정말 미웠슴다.
그렇지만 회식이랍시고 회 먹고, 기분 좋다고 술 먹고, 술 먹어 느글거린다고 아이스크림 사먹고, 영진씨 혼자 먹는 게 벌쭘할까봐 같이 햄버거 먹어주고... 그동안 제가 다이어트걸 답지 않게 많이 방심했었슴다.
다시 한 번 심기일전하야, 다이어트에 임해야겠슴다.

아...낼은 아침 10시부터 섭외 미팅이 있슴다.
일찍 자야 하는데, 피곤한 거에 비해 잠은 안오는군요.
배가 고파서 그런지...윽!
아까 퇴근 길에 베지테리언님이 '효민씨! 집에 가서 라면 두 개 끊여 밥 말아 먹을 거죠?' 그랬는데, 그래서인지 갑자기 라면이 먹고싶슴다.
새벽에 일어나 끓여 먹을까나~
얼른 날이 밝았으면 좋겠슴다.
쓰린 속을 부여잡고 새벽을 기다립니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joystay
2002.10.20 23:19
당신은 있는 그대로.. 아름다워.
그리고, 나중에 진짜 "분당 찍고 용인 찍고" 하면서 촬영 쫓아다니면
더 아름다워질꼬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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