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적인 개인일지 ........

goyorony
2002년 12월 10일 01시 36분 18초 3440 2 6
2002년 12월 9일 날씨 추움
(이 글은 김혜진님의 12월 9일자 일기를 발췌한 것임. 그래서 반말임)

작업일지를 처음 시작할 때 결심한 것이 있었다.
"잘~ 써야지......."
그리고 다른 팀의 일지에 아쉬움이 있었다.
"너무 안일한데?....."
이랬던 내가.......
"쉬엄쉬엄 쓰지 뭐......"
"넘 자주 쓰면 기대감이 떨어지지 않을까......."
이렇게 변했다.
왜?
정치, 경제를 비롯하여 사회전반에 걸친 흉흉한 소식들로 인하여 정신적인 아노미를 극복하지 못하고,
밖으로는 자주독립, 안으로는 대동단결을 외치는 겨레의 물결 속에 편승되지 못하는
한 여인의 차마 내뿜지 못하는 사연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 말한다면 가증의 나래를 펼치는 것이고
.... 그냥이다......끝!

최근엔 권씨 어록 편찬 위원장(스스로)이 되어 권씨의 말씀 하나하나를 귀에다 녹취하기에 여념이 없다.
편찬본은 조만간 크리스마스 특별 보너스로 올릴 예정이다.
간단한 맛배기를 선보이자면 "각"이다.

" 얘들아! 그렇게 되면 멜로라인에 각이 설까? "
" 일정정도 대립각은 생길 것 같애...."
" 글쎄....그 친구가 들어오게 되면 각이 안 서......"
" 우리가 한번 각을 잡아보자!"

각!!
이 "각"은 연출팀 내에도 널리 퍼져 우리의 일상에 유용한 생활언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 예로 김짱과 윤부장이 네모난 얼굴의 조단역 배우 사진을 보며 하는 대화이다.

김짱    " 내 생각엔 부티녀의 이미지로 각이 안 생길 것 같은데...."
윤부장 " 왜?....각이 있구만.....이 정도 각이면 심하지......"
김짱    "그러네..... 깍아도...... 되겠네......."

이를 모처럼 느낀 권씨,
"얘들아! 내가 "각"을 너무 강조하는 것 같지?.....허허허..."
이때 익로군, 그의 말씀에 뒤이어  
"조만간 우리 스텝들 중에 각혈을 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을까요?"
해서 분위기를 흩으러 놓았고.....
그에 뒤이은
"우리 테마곡은 <성냥각 속의 내 젊음아!>로 하지요...."
라는 나의 말에 우울한 분위기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각!!
그리하여 쓸데없는 생각으로 사는 나는 '각'의 정확한 사전적 의미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1. <뿔, 모난 귀퉁이, 두 직선의 한 끝이 만나는 곳, 음악에 있어서 오음의 하나>
2. <조각, 시간의 한 단위, 15분 동안>
3. <짐승의 고기를 나눌 때 몇 등분을 한 한 부분을 일컬음>

우리 팀 내에서 사용하는 "각"의 의미는 3번인 듯 싶다.
배우들을... 시나리오를.... 마치 짐승의 고기 나누듯 나누다가 몇 등분이 부족하다싶으면 각이 안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하고 짐짓 생각해본다......
그러나......
모른다.....그 "각"이 무슨 각인지.......
아니(강조의), 알 수가 없다......
어쩌면 우리 작품이 끝난 후에도 영원히 풀리지 않을 미스테리로 기억될 것이다.....
그 "각"은..........
믿거나 말거나.......

이 글을 다 읽고 난 후의 반응이 보인다......나의 예지능력으로.....
" 얘 뭐야!.....어우~ 짜증나! "
그렇다......
나의 궤변은 내일도 계속될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또 보인다......나의 예쁜능력으로......
" 꺼! "
믿거나 말거나......

그리하여.....
속죄의 의미로 '들국화'의 노래 하나 보냅니다......

동방의 해뜨는 나라
우리는 언제나 누군가를 그리며 기다려 왔다
비록 그 모습은 볼 순 없었지만
언제나 우리들의 얘기 속에 그려졌다
백설이 펄펄 쏟아지는 광야를
하얀 말을 타고 달리는 우리들의 왕
절대자......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은
우리를 하나되게 할 수 있는 절대적인 왕의 꿈
언젠가 나타날 꿈속의 왕
언제나 우리들의 얘기 속에 그려졌다
백설이 펄펄 쏟아지는 광야를
하얀 말을 타고 달리는 우리들의 왕
절대자.....
우리는 언젠가부터 우리의 힘이 되어줄 영웅을 기다려왔다
그러나 그 영웅은 끝내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았고
그 영웅을 기다리다 지친 우리는
결국 지친 모습의 사람들이 되고 말았다
이제 우리는 가만히 자신 속의 먼지를 훌훌 털어 버리고
새로운 우리를 맞이해야 한다
이제 우리 모두가 영웅이 되어야하는
그런 시대가 온 것이다
그렇게 새벽이 왔다
그토록 바라던 하늘이 열리고 그는 왔다
비록 그 모습은 볼 순 없었지만
그는 얘기한다
동방의 해 뜨는 나라
태양 아래 그대와 나
이제 우리 모두가 왕이라고
백설이 펄펄 쏟아지는 광야를
하얀 말을 타고 달리는 우리들의 왕
절대자.....

12월 19일!
투표합시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joystay
2002.12.10 06:00
이몸이 아직 해결치 못한 그 '각'들만 생각하면,
각각~해집니다.
vincent
2002.12.17 05:33
요즘도 "가격대비 만족도"를 기준으로 먹거리를 선정하시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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