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적인 1차 스타들과의 만남.....

goyorony
2002년 10월 20일 22시 37분 53초 3464 2 5
모처럼 쉬는 일요일.....
'혜진아!' 아버지께서 부르셔...'네'하고 달려가니 '술상 봐 와라....'
그래서...
사무실 나왔슴다.
점심약속으로 나가셨던  아버지는 칠인(권씨 아님)의 친구분들과 다시 들어 오셨슴다.
사실 도와드려야했지만 저도 나름대로 하루쯤은 정리가 필요한 인간이라 안주로 사오신 곱창과 소갈비를 보면서도 두 눈 질끈 감고 뛰쳐 나왔슴다.....(한 점 입에 물고...)

늦은 5시.....
누가 있으랴.....
방 문을 여는 순간.....
아침마다 내 책상에 담뱃재를 뿌리던 진범을 발견했으니...그는 윤부장이었슴다...
앗! 여기서 뭐 하시는 거죠?
허헛! 겸연쩍게 웃으며 맨 손으로 담뱃재를 쓸어 내리는 그의 표정은 정말 온화하였슴다....
모든 것을 웃음으로 때우려는 처연함도 엿볼 수 있었슴다.....

윤부장이 나간.... 잠시 후.....
앗! 이 시간에 무슨 일이여?
나에게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있었으니....그는 잉노군이었슴다...
정말 바람직한 복식조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슴다....

잉노군이 바람처럼 왔다 간 지금....
이상은의 '새'를 듣고 있습니다....

네가 바라보는 세상이란 성냥갑처럼 조그맣고....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허전한 마음으로 돈을 세도...
네겐 아무 의미 없겠지
날아 오를 하늘이 있으니....
내려오지마...
이 좁고 우스운 땅 위에....
내려오지마...
네 작은 날개를 쉬게 할 곳은 없어
어느날 네가 날개를 다쳐 거리 가운데 동그랗게 서서...
사람들이라도 믿고 싶어...
조용한 눈으로 바라보며....
"내겐 아무 힘이 없어요. 날아오를 하늘이 멀어요"
가장 아름다운 하늘 속 멋진 바람을 타는.....
너는 눈부시게 높았고....
그것만이 너 다워....
가야한다면...
어딘가 묻히고 싶다면.....
우리가 없는 평화로운 섬으로 가지....
마음을 놓고 나무 아래서 쉬는거야....
우리가 없는 평화로운 곳으로 가서....
가야한다면....

요즘은 옥탑방을 구하러 다니고 있습니다.
처음엔 바다 한 가운데 홀로 버려진 기분이었슴다.
그래도 한 일주일 다니다 보니 이것도 익숙해져서 괜찮습니다.
협소한 옥탑은 용산 보성여중 근처나 금호동쪽의 높은 지대에 있는 것 같구여...
저희가 찾는 그리 허름하지 않고 공간이 넓은 옥탑은 사댱역 근처의 남현동이나 대치 사거리, 신사동 공무원아파트 주변에 조금 있는 것 같더군여....
그 밖에 송파구 방이동이나 오금동, 낙성대 근처에도 많은 옥탑들이 있으니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내일부터는 안양, 인천, 의정부쪽을 둘러 볼 생각입니다.
배에 힘 빡 주고 괜찮은 밥집을 찾아 다니던 복식 호흡조의 패기는 옥탑을 찾기 위한 시련과 고통으로 점차 단식호흡으로 한숨만 내쉬고 있슴다.
그리하여.....
최근 우리는 헌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짝퉁테잎을 듣고 다닙니다.
차가 낡아서 음악이 제대로 나오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흥을 돋굴수는 있었습니다...
지금 연습하는 곡은 싸이의 '챔피온'과 박효신의 '좋은사람'임다.
잉노군은 '챔피온'뮤직비디오까지 써치해 가며 노래방에서의 재기발랄함을 노리고 있슴다.

헌팅의 또 다른 묘미는 뜻하지 않게 마주치게 되는 스타들입니다....
레스토랑을 찾아 홍대에 갔을 때 우리가 찍고 있던 <쿤스트베>라는 곳에서 박효신이라는 괜찮은 가수를 만나게 되었슴다.
너무 떨려서 제대로 걸음을 걸을 수가 없었고.... 조금만 더 같이 있었다가는 그를 확 안아버릴 뻔 했슴다.....
나이도 많은 것이 무슨 추태입니까.....그래서 황급히 나왔슴다......
신사동 근처의 김치찌게집에서는 배우 김보성을 봤슴다.
뭐.. 개인적으로 그닥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연예인이니까......
여의도 KBS근처에서는 가수 비를 만났슴다.
경황이 없어서 그냥 스쳐 갔지만 여유가 조금만 있었어도 그를 확 안아 버릴 뻔 했슴다......
이 사실은 비를 좋아하는 효민이에게 자랑삼아 얘기했습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 비가 나를 안았다...."

한남동 버스정류장에서는 친구와 얘기하고 있는 배우 이혜영을 봤슴다.
그녀의 카리스마에 가던 차가 잠시 멈칫 했슴다.
그렇게 그렇게 스타들과 내가 하나라는 인식이 굳어져 갈 무렵.....
우리는 일급 연예인들이 자주 다닌다는 압구정동에 가게 되었슴다.
괜한 설레임과 기대감은 묘한 흥분으로까지 이어졌슴다.
그 때..... 로데오 거리에서 잉노군이 말을 했습니다.
"지금 방금 차 안에 있는 사람 봤어여? 연예인인데..."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나는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 온 길을 다시 걸어 갔슴다.
창문이 어두워서 잘 안 보였지만 그런 것으로 보아 필시 유명한 연예인같았슴다.
안타깝게 쳐다보던 잉노군이 다가와 다시 말했슴다....

" 맹상훈인데..."

압구정 거리를 힘들게 돌아 다녔지만 건질만한 까페도 없고(건질만한 연예인도 없고) 몸과 마음이 지쳐갈 때였슴다.
잉노군이 흥분 된 어조로 말 했슴다.
" 저기 봐여! 저기! 저 사람! "
나는 화들짝 놀라며 그가 가리키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슴다.

" 맹상훈이 밖에 나와 있어요! "

어찌되었건......
싸이의 '챔피온'을 연습하는 도중 베트남국수집에서 싸이를 만났던 것을 마지막으로 1차 비공식적인 스타들과의 만남은 일단락 지겠습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Profile
joystay
2002.10.20 23:50
성북동은 어떨까요? 한성대 입구역의 홍익사대부고 부근은 지대가 높아 전경은 좋습디다.
예전에 모 연극배우가 살던 옥탑에 갔었는데,
집은 코딱지만하지만, 앞이 탁 트인데다 옥상마당도 넓고 나무도 있어 아주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옥상에 서서 밤풍경을 보고 있노라니, 기분이 너무 센치해져서 그대로 떨어져 콱 죽고 싶었다는 전설이 쩝...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역쉬 삼겹살 화로. =.=;
왜 이제 얘기하냐고 하지 마십시오.
방금 생각난데다, 몇년 전이라 "안 허름"은 장담못하오니....

환상의 복식조를 위한 조언 한마디.
홍익사대부고 앞길에서 삼청동 가는 쪽으로 올라가다보면 유명한 돈까스집이 있슴다.
단돈 오천원, 당신의 엉덩이만한 돈까스가 나온답니다.
아, 이미 먹어봤는지도 모르겠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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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oson
2002.10.21 11:03
혹시 그 유명하다던 금황돈까스가 아닌가요? 그냥 지나가던놈이 아는곳이 나온것같아 리플달아봅니다...
제가 있는 사무실이 로데오거리와 가까운데요..연예인은 잘 못본답니다. 새벽에만 왔다갔다 해서 인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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