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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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저랑 같이 산책하실래요?

che112me che112me
2003년 05월 19일 14시 23분 23초 1008 2 15
"허우 샤오시엔 기획전"
아직까지 "비정성시"의 매력적인 잔상이 남아있는걸까.....
망설임도 없이 아트선재센터로 향했다.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내려 5분만 걸으면 그곳은 그곳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난 왜 종로3가에서 내렸을까? 그덕에 인사동에서부터 안국동까지 걸었다. 근데 기분이 꽤 좋더라. 오랜만에 인사동의 우글거리는 사람들의 행렬을 보는것도 좋았고, 안국동의 한옥의 풍채를 보는것도 기분이 묘해지는게... 괜찮았더랬다.

3시. "해상화"
상해의 꽃.
상해의 기생을 말하는거란다.  
샤오시엔 영화의 특징은 롱테이크인가보다. 오프닝부터 심상치않더니 장면커트와 동시에 시계를 봤더니 3시 10분이다.
1시간은 졸린눈으로 보고, 30분 자고나왔다. 영화의 내용과 장면이 잘 기억나지않는것은 내탓이기도 하지만 감독탓이기도 하다.
아무리 지루한 영화라도 인상적인 결정적 장면 하나 있을법한데... 대체 뭐가 문제일까? 내가 영화를 이해하지 못하는게 아니다.
(그런것같다)
그래도 양조위는 역시 멋졌다.

안국동 경복궁길부터 성균관대 입구까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길이다. 1년중에 4월중순과 10월 중순쯤에 이길을 걸으면 가장 좋다. 그 무렵이면 내 피부를 스쳐가는 바람의 냄새가 제일 상쾌할 때다. 난 그 느낌을 너무도 사랑한다.
어제 그길을 걸었다.
좀 더웠지만, 땀도 났지만 역시나 좋더라.
그 길을 걸으며 여러가지 생각을 한다. 내 주위를 있는 모든것들을. 아니면 한 부분만을. 너무나 추상적인 생각들. 두리뭉실 마구 피어 올라간다.
근데 왜 샤오시엔은 그런식으로 영화를 만들었을까??.....

  
어둠 속에서도 전진을 멈추지 말아라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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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220
2003.05.19 20:17
뭔가 까닭이 있을 것 같아요 'ㅅ';
mosquito
2003.05.31 20:36
그 길 나에게도 잊을수 없는 추억의 길 이죠..
영화하던 시절, 무척 외로웠던 시절 .20대 아픔과 기쁨과 절망 그리고 한가지 더 변태적 일상이 자연스러웠던 시절에 온갖 자유를 흘리고 다녔던 길이죠.
당장이라도 다시 걷고 싶고 ,돌아가고싶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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