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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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사소한 무서움들^^

ty6646
2008년 06월 30일 07시 23분 56초 2114 1
가끔씩 목덜미가 서늘해지고 뒷머리가 쭈뼛쭈뼛 설때가 있다.
그럴때 뒤돌아 보는 것이 무섭다.



한밤중에 불꺼진 방안에서는 거울을 보지 않는다.
거울에 비친 컴컴한 내 방이 무섭다.



좁은 샤워실안에서 샤워하다가 머리를 감을때, 눈을 뜨고 싶어질때가 있다.
눈을 감고 있으면 눈앞에 뭔가가 서 있을 것 같은 공포감이 엄습해온다.
그래서 가끔은 눈을 뜬 채로 머리 감는다 (제법 어려운 일이다)



한밤중에 지나쳐가는 공사중인 건물
사람기운이 전혀 없는 시컴한 어둠속에서 뭔가가 튀어나올 듯한 기분이 든다.



강이나 바다의 보기에도 깊어보이는 시커먼 곳,
특히 강풀이나 해초가 무성하게 있는 곳엔 발도 들여놓기 싫다.



내 고향 큰집의 변소. 재래식 변소인데
사람이 사용하지 않는 약간 떨어진 건물 제일 안쪽에 위치해있다.
낮에도 컴컴해서 들어가기가 멈칫멈칫 해진다.
하물며 모든 사람들이 잠자고 있는 한밤중에 혼자서 간다는건 상상도 할수없다(-.-)



풀이 무성한 들이나 산속을 걸어들어가는 것.
뱀을 밟거나, 가지위에서 금방이라도 뱀이 튀어나올 것만같아 들어가기가 쉽지않다.



칫과에 가서 입을 벌리고 있는데, 의사가 사용할려고 하는 의료기기에서 윙하는 모터소리가 날때.
식은 땀이 몰래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린다. 의사가 손만 대어도 비명이 튀어나올 준비가 되어있다^^



전등이 나간 지하실이나 창고안에 후레쉬하나 들고 혼자 들어가는 것.



새벽에 주택가를 걸어가는데 어둡고 긴 골목길안에서 인기척이 날때...



금속이 긁히는 날카로운 소리
금속이 긁히고 있는 동안은 얼굴의 근육까지 땡긴다



덩치가 큰 청소년들이 길가운데 담배꼬나물고 앉아있으면 그냥 피해간다.
물론 눈이 마주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할 필요도 있다(-_-)



신발을 신으려는데 안에 뭔가가 있는 듯....
뭔가하고 들여다보는데 푸드득하고 바퀴벌레 한마리가 날아서 달아날때,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혼자 있을땐 불끄고 못잔다. 특히 가위눌린 이후로는 더욱 더 그렇다.
어느 영화에서 봤는데 방에 있는 네개의 모서리중의 어느 한 모서리에
뭔가가 서 있는 장면때문에 더더더더 더욱 더 불끄고 잠자기 어려워졌다.



자동차 한대가 좁은 골목길을 무척 거칠게 달려 나를 스쳐지나간다.
달려가는 그 자동차를 향해 큰소리로 한마디했더니 저만치 앞에서 그 자동차가 서는게 아닌가.
그리고는 덩치큰 남자 둘이 차에서 내려서는 내 쪽으로 걸어온다. 이런 젠장.........(-_-)



TV의 어느 건강프로그램에서 무서운 병을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증상을 소개해 주었는데
최근 내가 느끼는 내 몸상태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때,



글을 쓰다가 가끔 이게 내 한계는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때.....



아직 아무것도 시작도 못했는데 나도 늙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가끔 들때.....



엄마가 내 성공을 기다려주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때.....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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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man
2008.07.04 03:34
우공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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