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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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좋겠고.. 그게 아니어도 커피 한잔쯤 옆에 있으면 좋겠고... 스피커에서는 끈적한 브루스나 나른한 보사노바 정도면 딱 좋겠고...

첫째로 태어난 죄인

bohemes bohemes
2008년 08월 05일 02시 14분 08초 2090 1
1. 어릴적에 나는 모든것을 내마음대로 할수 없는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화장실 가는것도, 물 한잔 마시는것도 습관처럼 엄마에게 물어보곤 했다.
허락을 받아야 하는일이 아닌데 말이지.... 결국엔 울엄마 아빠한테 한소릴 들으셨다.

2. 항상 이해를 해야만 하고 양보를 하고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컸다. 물론 동생에게..
엄마가 심부름 하고 남은 돈을 똑같이 나눠서 과자를 사먹으라고 하신적이 있다. 아마 200원이였을거다.
나는 어떤 봉지 과자를 먹고 싶었고, 동생은 곽에 들어있는 과자를 먹고 싶어했는데, 아마 그게 200원이 넘었을거다.
순진했던 나는 내 돈을 보태줄테니, 나에게도 조금 줘야 한다는 약속을 받고 사준적이 있다.

3. 동생은 고등학교때 심하게 사춘기를 앓았다. 너무너무 심하게 앓아서 엄마와 아빠의 모든 신경을 동생에게로
곤두서있었고, 반항과 가출(참 소심했다. 집나가서 간곳이 친척집였으니..)을 일삼던 동생에게 지쳐있던 울엄마는
고3인 나를 챙겨줄 정신조차 없으셨다. 내기억 속의 고3은 도시락이 자주 없었고, 독서실서 새벽2시까지 버티다가
집에 가서 잠을 잤던 기억뿐이다. 그래도 나는 단 한번도 엄마에게 불평이나 원망을 해본적이 없었다.

4. 꼴에 머리가 컸다고, 슬슬 나의 습관들을 내버리기 시작했다.
엄마와 아빠에게 반항이라는 것을 당연하다는듯 하기 시작했고, 동생일이라면 반사적으로 거부를 하기 시작했다.
요즘도 엄마와 동생은 자주 전쟁을 치른다. 도대체 이유는 모르겠다. 난 이해할수 없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이해할수 없지만 이해를 해야 하는척을 해야하고
첫째이기때문에 참고 견뎌야 한다.






그래서 새벽 3시에 이짓거리하고 있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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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man
2008.09.03 01:58
동생이 일부러..
신발을 반대로 신고...
삐딱하고... 뭐 이런 것이..
첫째에게 쏠린 부모님들의 관심을 끌어 보려고 하는 행동이라고
학자들은 그러더군요.

아닌 것 같아도.. 실상 첫째는 은근히 혜택을 받고 있거던요.

물론 상황에 따라 다 틀리지만..

하지만 어쩝니까?
이왕 이리 된 것.. 좋게 생각하고 사는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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