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기

skim31
2004년 07월 29일 02시 35분 41초 1554 1
영화를 찍다보면 초심이란 걸 잃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프리단계에서 고민했던 것들이 그냥 귀찮은 종이조각들이 되어버렸을 때 쯤
음...벌써 45회차까지 찍었네요...
내일 중국으로 떠나기 위해 짐을 싸다가
이전에 혼자 긁적거렸던 글들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제목은 '지혁의 트라우마가 뭘까?' 였습니다.
박경원에 비해 초라하기 그지 없는 그에 삶에도 꿈은 있었을텐데 뭐였을까..
비행이라는 가장 아름다운 소망때문에 다른 것들은 조금 치졸해도 괜찮았을 경원에 비해
지혁은 작은 것에도 아파하고 힘들어했을 것 같았습니다.
암튼 지혁에 대해 고민하면서 그들의 시대가 시대인만큼 나름대로 눈시울도 붉혔던 흔적들도 보였습니다.
실은 아이디어가 안떠올라서 눈시울을 붉혔는지도 모르죠 ㅋㅋ
암튼 그런 마음들은 다 어디로 가고 영화찍는 기계가 되어버린 것 같이 머리만 빙글빙글 돕니다.
원씬원컷을 발견했을때의 그 기쁨이라니...^^;
정말이지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청연은 지금 미국, 일본, 특수세트 촬영을 마치고 중국과 한국 촬영을 남겨둔 상태입니다.
중국에 가면 10월 달 쯤 돌아올 것 같습니다.
따로따로 찍던 배우들도 이제는 한자리에 모여서 에너지를 주고 받고 할 것 같습니다.
폐허였던 중국의 알따우허 비행장은
지금은 보란 듯이
쇼와시대의 다치가와 비행학교로 변모했고 (와...정말 영화미술..아니 건축은... 다께으치상...존경합니다...)
수백의 엑스트라들이 활주로에 거닐면....
그 속에 함박 웃음을 머금고 큰 숨을 내어 쉴 박경원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다시 힘을 내서 활주로로 갑니다.

^^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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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meister
2004.07.29 10:44
잘 다녀오세요~~
중국도 덥지 않나요?
가시는 분들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근데.. 중국 가셔도 일지 올릴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