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화 달려라, 막내!

grefa
2006년 02월 28일 10시 27분 06초 3684
제 1화 달려라, 막내!

심장이 두근 두근.

“언니 꽉 잡아요!”
“응”

우리 연출팀의 꼼꼼한 맏언니, 헤르미온느언니( 스크랩터, 나이 : 묻지 마삼, 애인 : 안 만드는 것?. 남자 취향을 알게 되면 바로 올리겠음)에게 말하는 내 목소리에서 비장미마저 느껴진다. 그 전날, 1차로 만들었던 캐스팅 보드판의 CT지 아래의 올록볼록 올라온 공기방울이 사무실에 들어올 때마다 거슬려서 죽을 것 같았는데, 만회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언니가 한쪽에서 CT지를 잡고 있고, 나는 30cm 자로 긴장감있게 쓰윽,쓰윽 문질렀다.
이마에 땀이 주르륵^^-
내 스스로 생각해도 전문 프린터기 같은 솜씨로 사무라이가 단지를 하듯 날렵하게 해치웠다.
- 물론, 실제로 걸린 시간이 꽤 되었습니다 -
마음이 뿌듯해지며, 모두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나( 연출팀 막내, 나이 : 액면가는 어리다고 자신함-_- 애인 : 없는 것 임ㅠ_ㅠ 남자취향이 절대 특별나지 않음)는 칠렐레 팔레레 들고 자랑을 했지만, 아무래도 제작부 헌팅 보드판이 더 잘한 것 같게 느껴지는 것이다. 뜨쉬~
그래도 3일 정도 했던 왠만한 페이퍼 작업보다 캐스팅보드가 더 잘 만들어진 것 같으니, 그것으로 만족해야지 싶다.

이번에 느낀 점.
역시 막내의 본질은 쪼잔함이 아닐까 한다.
서류의 간격이 1mm만 차이가 나도, 오타 한번 발견할 때마다,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마다 가상의 나는 현실의 나에게 알밤을 콩, 때린다. 물론, 심각할 때는 정신 차리라고 따귀를 때릴 때도 있다.
밤마다 내일은 잘해야지, 더 잘해야지 하지만 누군가에게 농 한번 잘못한 것이 떠오를 때면 100까지 세도 잠을 잘 수 없다. 그래도 다시 상쾌하게 출근할 수 있는 것은 너그럽게 나를 봐주는 사람들 때문이라고나 할까.
(이것은 절대, 아부성이 짙은 발언입니다. 므흐흐흐)

밤새 1톤이었던 마음의 짐이 봄바람에 눈 녹듯 날아가 버리는 순간, 다시 나는 뻔뻔하게 막내로서 활동할 것이다. 음하하하하하하하하하!

p.s 아, 3일정도 지나니 만족스러웠던 작업이라 칭했던 보드판two에서도 엠보싱증후군이 나타났다.
그러므로, 여태 잘했던 일 list 일등은 시놉시스가 차지하였다.










20060218

1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