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화 O-POINT

grefa
2006년 05월 30일 14시 31분 00초 3066
제 6화 O-POINT

어둠 속에서 나의 목소리는 더 크게 울렸다.

“ 헤르미온느언니, 이상해요~여기 사람이 하나 더 있어요!!!!”

순간 팟,하고 형광등에 불이 들어왔다. 한껏 눈을 찌푸리고 뜨자 보이는 건 우리 연출팀 멤버들.
탁자 위로 눈을 돌리자 어지러이 널려있는 6mm와 VHS들.
다시 한번 리스트를 확인하니 다행히 테이프에 들어있는 사람 수와 우리 리스트에 있는 사람 수가 동일했다.
크게 한숨을 내쉬는데, 봄날인데도 불구하고 입김이 서렸다.
등골이 오싹하다.
휙익~!!
돌아보니 그 곳은 텅 비어있다.
왠지 내가 떨어트린 배우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설마~

(위의 내용에는 약간의 픽션이 섞여 있습니다^^)

요즘 낮에는 오디션을 보고, 밤에는 그 자료로 우리의 캐릭터와 맞는지에 대해 토론하고,
구분하고 1차합격자를 가린다.
오디션진행은 우리 바람돌이 데이브오빠와 스크랩터인 헤르미온느언니가 진행했었는데,
가끔 일정이 빡빡하면 헤르미온느언니 대신 내가 들어가는 형국이다.
예전에 여자주인공을 거의 오디션으로 뽑았던 여고시리즈의 아는 사람이 오디션보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다고 했는데, 그때는 속으로 뭐가 힘들까 했다.
그런데, 매우~힘들다. -_- -> 나 말고 옆에서 봤을 때.^^
맨날 배우들한테 멘트 쳐주는 바람돌이 데이브오빠는 기가 뺏기는 게 눈으로도 보일 정도이다.
하루에 10명이 넘는 사람들을 진지하게 대하고 나면 대략 저녁 6시쯤 되면 얼굴이 시커멓게 뜬다.
그래도 그렇게라도 우리 캐릭터와 맞는 사람을 구할 수만 있다면야...

처음으로 오디션을 진행 혹은 옆에서 바라보면서 느낀 것인데, 참 안타까운 배우들이 많다.
너무 좋은 연기와 포스를 가지고 있음에도 캐릭터와 맞지 않다는 이유로 아예 선택의 폭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이....솔직히 실제로 우리 가지고 있는 캐릭터란 대부분 정형화된 것 아닌가. 만약 우리가 리스크를 떠안을 용기만 있더라도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인데... 참으로 아쉽다.


저희 영화에 오디션 보신 모든 배우님들,
당신의 열정과 노력에 존경을 보냅니다.
이번 영화가 아니더라도 정말 괜찮다고 생각한 분들은 저희 마음 속에 있으니,
언제가는 꼭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때까지 배우님들도, 저도 파이팅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디션은 열심히 봅시다~~^^



20060405

1 / 1